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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대 바실리오와 나지안조의 성 그레고리오 주교 학자 기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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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대 바실리오와 나지안조의 성 그레고리오 주교 학자 기념] 요한 1,19-28 "나는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대로 ‘너희는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 하고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자기 인기가 절정에 달했을 때 미련없이 그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뜻이지요. 과하면 모자라느니만 못하기 때문입니다. 욕심과 집착이 커질수록 자기도 모르게 자꾸 무리수를 두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면 기껏 힘들게 쌓아올린 좋은 업적과 명예마저 다 무너져버려 모든 것을 잃게 되지요. 성경에 등장하는 헤로데 대왕은 물론이고 인류의 역사 안에서 처음에는 좋은 지도자였다가 자신이 떠나야 할 때를 놓쳐서 결국 악질적인 독재자로 변해버린 수많은 이들의 모습을 보면, 이 말이 마음에 깊이 새겨야 할 ‘진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세례자 요한은 수많은 군중들에게서 참된 예언자로 인정받고 칭송받는 지금이 바로 자신이 물러나야 할 때임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처럼 명예나 인기에 집착하지 않고 미련없이 떠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이 누구인지 그 ‘신원’을,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 지 그 ‘소명’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은 구원자가 아니라 그분이 오시기 전에 사람들을 구원받도록 준비시키는 ‘선구자’임을 알았습니다. 사람들에게 선포되어야 할 참된 가르침은 자기 머리에서 나오는 자기 뜻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말씀하실 하느님의 뜻임을, 자신은 그저 하느님의 ‘목소리’로써 그분의 뜻을 선포해야 함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랬기에 자기 앞에 성큼 다가온 죽음 앞에서 담담할 수 있었습니다. 자신을 따르던 핵심 제자들을 예수님께 가라고 등 떠밀 수 있었습니다.
주님으로부터 이 세상 사람들 중에 가장 위대한 인물로 평가받는 요한이 그럴진데, 그 수준에 한참 못미치는, 여러모로 부족하고 약한 우리는 왜 자꾸만 자신의 신원과 소명을 망각한 채 나 자신을, 내 뜻을 내세우려 들까요? 피리를 부는 것은 피리 자신이 아님을, 글씨를 쓰는 것은 붓 자체가 아님을 왜 인정하지 못하고, 내 힘과 능력으로 내가 원하는대로 하겠다고 고집을 부릴까요? 데레사 성녀가 그랬듯 우리는 그저 주님의 손에 들려있는 작은 ‘몽당연필’에 불과할 뿐인데 말입니다.
이제부터는 그러지 말아야겠습니다. 탐욕을 채우는 데에서 기쁨을 찾지 말고, 자신을 온전히 비우는 데에서 기쁨을 찾아야겠습니다. 나를 드러내고 내 뜻을 내세우는 데에서 보람을 찾지 말고, 주님의 뒤를 따르고 그분 뜻을 삶으로 드러내는 데에서 보람을 찾아야겠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신앙인입니다. 우리의 참된 신원은 세속적인 조건이나 남들과의 비교를 통해서가 아니라, 하느님 아버지와의 관계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제대로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참된 소명은 내 뜻을 이루는 성취나 세속적인 성공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난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받아들이고 따르는 순명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자기 ‘분수’를 아는 겸손한 이들을, 자기 ‘자리’를 지키는 성실한 이들을 당신 나라에서 큰 영광과 기쁨을 누릴 큰 사람으로 인정해 주십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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