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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30일 (금)
(녹) 연중 제3주간 금요일 씨를 뿌리고 자는 사이에 씨는 자라는데, 그 사람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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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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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6-01-29 ㅣ No.187698

구글에서 일했던 한 강사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몇 번의 변곡점을 지나왔다고 말합니다. 경상도의 작은 마을에서 물장구를 치고 다람쥐를 쫓던 어린 시절, 컴퓨터로 시작된 디지털 시대, 스마트폰이 일상이 된 모바일 시대,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인공지능의 시대입니다. 2016,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 이후 구글은 인공지능의 시대를 공식적으로 선언했습니다. 인간의 노동은 점점 기계와 결합하고, 휴머노이드가 인간의 일을 대신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합니다. 기술은 분명히 우리 삶을 편리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러나 편리함이 곧 행복은 아닙니다. 기술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줄 수 있어도,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답하지 못합니다.

 

역사는 이미 그 사실을 우리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로마 제국은 당시 세계에서 가장 넓은 영토와 가장 앞선 기술을 가진 나라였습니다. 도로와 수도 시설, 건축 기술은 오늘날까지도 감탄을 자아냅니다. 그러나 그 찬란한 제국의 크기와 기술은 로마 시민들을 근본적으로 행복하게 만들지 못했습니다. 노예가 일을 대신하자 시민들은 일자리를 잃었고, 국가는 빵을 나누어 주며 검투장과 목욕탕을 열어 주었습니다. 굶주림은 해결되었지만, 삶의 의미는 사라졌습니다. 사람들은 살아 있었지만,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는 잊어버렸습니다. 기술과 제도는 인간을 먹여 살릴 수는 있었지만, 인간의 영혼을 살려 내지는 못했습니다. 그 결과 로마는 외부의 적보다 먼저 내부에서부터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인공지능의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의 우리도 같은 질문 앞에 서 있습니다. 더 빠르고, 더 정확하고, 더 편리한 삶이 가능해질수록 우리는 더욱 깊이 물어야 합니다. “이 삶은 나를 더 인간답게 만드는가?” 인간은 단순히 소비하고 즐기기 위해 태어난 존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사랑하고 존경하는 다윗 왕의 삶도 이러한 질문과 선택의 연속이었습니다. 막내였던 다윗은 하느님의 선택을 받아 골리앗을 쓰러뜨렸고, 사울 왕에게 쫓기면서도 하느님의 뜻을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그는 왕이 되었고, 나라를 통일했습니다. 그러나 다윗 역시 권력의 정점에서 무너집니다. 바세바를 취하고, 그녀의 남편 우리야를 죽게 만든 선택은 하느님의 뜻에서 벗어난 길이었습니다. 그때 다윗이 선택한 것은 변명이 아니라 회개였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기도합니다. “제 죄악을 제가 알고 있사오며, 제 잘못이 언제나 제 앞에 있나이다.” 왕이라는 지위도, 나라의 크기도 그를 행복하게 하지 못했습니다. 다윗은 하느님의 뜻 안에 머물 때만 인간이 다시 살아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다윗의 죄보다 그의 회개를 더 깊이 보셨고, 다시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겨자씨에 비유하십니다. 겨자씨는 너무 작아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작은 씨앗이 자라 큰 나무가 되고, 많은 생명이 그 그늘에 깃듭니다. 하느님 나라는 거대한 제국이나 눈부신 기술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원망 대신 감사, 교만 대신 겸손, 시기 대신 온유를 선택하는 작고 조용한 결단에서 시작됩니다. 나라의 크기와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행복을 결정하지 않습니다. 삶의 의미를 추구하고,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 인간 행복의 디딤돌입니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하느님 나라이며, 오늘 우리가 맞추어 가야 할 하느님 나라의 퍼즐입니다. 비록 길이 멀고 험해 보여도, 겨자씨 같은 선택을 포기하지 않을 때 하느님 나라는 우리 안에서 자라날 것입니다.

 

주님, 기술과 힘이 아니라 당신의 뜻을 선택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작은 겨자씨 같은 삶으로 당신 나라를 자라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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