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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2월 2일 (월)
(백) 주님 봉헌 축일(축성 생활의 날) 제 눈이 주님의 구원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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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4주일 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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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2026-02-01 ㅣ No.187757

[연중 제4주일 가해] 마태 5,1-12ㄴ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해지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정작 행복이 무엇이며 어떤 본질을 지니고 있는지는 알지 못할 뿐더러 알려고 하지도 않지요. 그러다보니 자기 꼬리를 물기 위해 한 자리에서 빙글빙글 도는 강아지처럼, 늘 행복을 쫓기만 할 뿐 정작 그 행복을 누리지는 못하게 되는 겁니다. 그러니 먼저 행복이 무엇인지부터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국어사전에서는 행복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한 상태”. ‘만족’을 느끼는 정도는 내가 ‘욕망’하는 정도에 비해 얼마큼 ‘소유’하고 있는가에 따라 달라지니,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소유를 늘리거나 아니면 욕망을 줄이거나.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유를 늘리려고만 합니다. 문제는 소유가 늘어나는 만큼 욕망도 커진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더 커진 욕망을 채우기 위해 더 많이 소유하려 드는 악순환이 끝없이 반복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욕망을 줄이는 쪽을 선택해야 합니다. 욕망을 줄이는 것은 다이어트를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살을 빼겠다고 무턱대고 먹는 양을 줄이면 더 강해진 식욕에 사로잡혀 ‘요요’가 오고 말지요. 그러나 건강한 식습관과 생활습관,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여 내 삶의 일부로 만들면, 날씬하고 건강한 사람으로 새로 태어날 수 있습니다. ‘욕망 다이어트’도 마찬가지입니다. 무턱대고 욕망 자체를 줄이겠다고 덤빌 게 아니라, 내가 ‘왜’, ‘무엇을’ 위해 사는지를 먼저 자문해야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닮은 거룩하고 완전한 존재가 되기 위해 창조된 존재입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뜻을 따름으로써 그런 존재로 변화되어야겠지요.

 

주님은 우리의 정체성을 그렇게 변화시키기 위해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살과 피를 내어주심으로써 우리 안에 들어오셨습니다. 그러니 주님의 몸과 피를 받아모신 우리는 ‘주님으로 말미암아’ 살게 됩니다. 주님으로 말미암아 산다는 것은 주님께서 내가 존재하는 ‘이유’이자 ‘의미’가 된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 마음이 가난해집니다. 나를 참으로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재물이 아님을 알기에 그것에 집착하지 않는 것입니다. 나를 참된 기쁨과 행복으로 충만하게 채워주시는 분은 오직 하느님 뿐임을 알기에, 그분 뜻을 생각하며 그분을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사는 것입니다. 이처럼 하느님께 자신을 온전히 봉헌함으로써 그분과 완전히 일치되어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은총과 복을 맘껏 누리는 것이지요. 그래서 주님은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행복하다’고 하신 겁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슬픔을 느낍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당신 자녀로 받아주셨는데, 그분 자녀답게 살지 못하는, 세상의 유혹에 흔들리며 그분 뜻을 따르지 못하는 자기 모습에서 애통함을 느끼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느님 뜻을 따르기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 예수님이 그러셨듯, 아버지의 뜻을 따르기 위해 십자가의 고통마저 기꺼이 끌어안고, 이웃의 아픔에 공감하며 그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 알게 됩니다. 이처럼 타인을 위해 희생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이 오히려 마음에 큰 위로를 받게 되기에, 주님은 ‘슬퍼하는 사람이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이와 같은 행복을 누려본 이들은 자연스레 마음이 온유해집니다. 마음이 온유하다는 것은 처지, 상황, 여건에 휘둘리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한다는 뜻입니다. 마음 안에 하느님을 모시고 살기 때문입니다. 거센 풍랑에 시달리던 제자들이 배 안에 예수님을 모시자 어느 새 목적지에 닿았던 것처럼, 하느님을 내 마음 안에 모시고 살면 거센 풍랑에 흔들리며 고생할지라도, 사람과 상황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입어 괴로울지라도, 결국 ‘하느님 나라’라는 목적지에 다다르게 됩니다. 다시 말해 하느님의 자녀로서 그분께서 주시는 참된 행복을 상속재산으로 차지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주님은 ‘온유한 사람이 행복하다’고 하신 겁니다. 한편, 하느님의 참된 자녀가 되어 그분의 나라를 상속재산으로 차지한 이들은 의로움을 추구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의로움이란 도덕적, 윤리적으로 흠 없이 올바른 상태를 일컫는 게 아니지요. 하느님의 자녀인 우리가 희망하고 바라야 할 참된 의로움은 하느님의 뜻을 실천함으로써, 영원토록 변치 않는 천상의 것들을 추구함으로써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것들에 연연하지 않고 하느님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 그분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만으로 마음이 흡족해집니다. 그래서 주님은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이들이 행복하다’고 하신 겁니다.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은 이들은 마음이 자비롭습니다. 자신이 하느님으로부터 큰 자비를 입었음을, 부족하고 약한 자신은 하느님께서 베풀어 주시는 은총과 복이 없으면 단 한 순간도 살 수 없음을 깨달아 알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일만 탈렌트의 빚을 탕감받고도 백 데나리온 때문에 동료를 감옥에 가두었던 ‘무자비한 종’의 전철을 밟지 않습니다. 이웃의 딱한 처지를 가엾이 여기고, 그가 겪는 고통에 함께 마음 아파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기꺼이, 그리고 기쁘게 그에게 자비와 선을 실천합니다. 그렇게 실천한 자비와 선은 부메랑처럼 그에게 돌아가기에, 하느님께서 그가 실천한 자비에 덤을 얹어 더 큰 복으로 돌려주시기에, 주님은 ‘자비로운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은 이들은 또한 마음이 깨끗합니다. 세속적인 것들에 연연하지 않기에 마음이 탐욕으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탐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 모든 것을 ‘돈’이라는 왜곡된 기준으로 보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기에, 그 안에 스며있는 하느님의 뜻과 섭리를,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알아보게 되지요. 우리가 ‘지복직관’이라고 부르는 참된 행복을 누리는 겁니다. 그래서 주님은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삶과 사람 속에서 하느님을 알아보고, 자신이 그분 자비 덕분에 산다는 걸 깨달은 이들은 하느님께서 언제나 나와 함께 계신다는 분명한 확신 속에서, 그분께 받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 그 노력은 세상의 뜻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것입니다. 미움과 박해를 받게 되더라도, 손해와 희생이 따르더라도 하느님 뜻에 맞는 것은 ‘예’하며 따르고, 그분 뜻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오’하며 배격하는 것이지요. 그저 순간의 이익에 눈이 멀어서 불의를 보고도 침묵하고, 눈 앞에 닥친 어려움을 모면하고자 진실 앞에서 눈을 감는 세상 사람들은 더 크고 중요한 것을 놓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어떤 어려움도 참고 견디며 끝까지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사람은 당장은 많은 것을 잃는 것처럼 보여도, ‘구원’이라는 가장 크고 귀한 선물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평화를 이루는 이들이, 또한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이들이 행복하다’고 하신 것이지요.

 

예수님께서 ‘여덟가지 참 행복’에 대해 가르치신 것은 세상이 제안하는 것과는 다른 조건을 내걸고 그 조건을 충족해야만 행복해질 수 있다고 우리에게 또 다른 ‘멍에’를 씌우시기 위함이 아닙니다. 그분의 가르침과 계명들을 ‘지금 여기에서’ 실천하는 이들이 하느님의 자녀로 변화되어 새로운 삶을 살게 됨을, 이 세상에서부터 이미 하늘나라의 참된 기쁨을 누리며 살 수 있음을 알려주시고 독려하시려는 겁니다. “행복하여라”라는 선언은 하느님의 명령이자 축복입니다. 지금 가난해도, 지금 슬프고 괴로워도, 지금 미움과 박해를 받아도 당신 자녀가 참으로 행복하기를 바라시는 하느님 아버지의 뜻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하느님을 굳게 믿으며 다른 그 무엇보다 먼저 그분의 뜻을 따라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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