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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신부님_행복은 결핍 가운데, 시련이나 역경 한 가운데 숨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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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wsjesus] 쪽지 캡슐

2026-02-01 ㅣ No.187758

 

이제 슬슬 무대 뒤로 물러설 나이가 되어가니, 사목자나 수도자로서 절정기에 있는 형제자매들을 보면 참 부럽습니다.

아이들 때문에 밤잠 못 이루고 괴로워하며 너무 힘들다고 투정하는 후배들에게 저는 항상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지금이 호시절인 것을 잊지 마십시오. 

비록 힘겹다 할지라도 살레시안으로서 아이들 가운데 서 있는 것이 가장 큰 행복입니다.

세월 지나면 이 순간이 정말 그리워질 것입니다.” 

 

돌아보니 정말 그랬습니다. 아이들로 인해 고통도 컸지만, 아이들과 동고동락하며 지냈던 그 시절이 가장 행복했던 순간, 꿈결 같은 순간이었습니다.

따지고 보니 행복 불행이라는 것이 마치 동전의 양면 같습니다. 

 

얼굴을 보아하니 ‘이 세상에서 나처럼 불행한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는 표정으로 살아가는 분이 계셨습니다.

그런데 하시는 말씀을 가만히 들어보니 그 정도면 이 혹독한 세상에서 꽤 괜찮은 편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자신의 삶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기에 그리도 불행한 삶을 살아가며, 살아생전 연옥체험을 하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대로 제가 보기에도 ‘정말이지 하느님께서도 너무하시지?

정말 하느님이 계시긴 한 건가?’ 할 정도로 힘겹고 참담한 삶을 살아가시는 분인데도 불구하고

그 얼굴은 ‘이 세상에서 나처럼 행복한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하는 얼굴이었습니다. 

 

사실 내 가장 가까운 사람들, 가족들, 동료들, 친구들과 일상 안에서 나누는 사소한 기쁨, 사실 그것보다 큰 행복은 찾기가 힘듭니다.

함께 걸어가는 이웃이 자신의 상처와 한계를 극복하고 당당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모습을 본다는 것, 그것처럼 제게 있어 큰 행복은 다시 또 없습니다. 

 

행복과 관련해서 지금에야 깨닫는 바가 한 가지 있습니다.

우리네 삶 가운데 행복의 순간은 의외로 많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행복의 씨앗은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깊이 숨어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많은 경우 행복은 결핍 가운데, 부족함 가운데, 시련이나 역경 가운데 숨어있다는 것입니다. 

 

언젠가 한 공동체를 방문했을 때였습니다.

감사했지만 부담스러운 환대가 매일 계속되었습니다.

매 끼니가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였습니다.

매일 저녁 밤늦은 시간까지 성대한 파티가 계속되었습니다.

먹고 또 먹고, 마시고 또 마시고...그 대신 운동량은 지극히 제한적이었습니다.

한 일주일 정도 반복되니 세상에 지옥이 따로 없었습니다. 

 

반대로 바쁜 일이 있어 본의 아니게 몇 끼니를 건너뛰었습니다.

이윽고 촉각을 다투는 일들을 대충 마무리 짓고 나니 너무나 배가 고팠습니다.

가까운 순대국밥 집에 가서 김이 무럭무럭 나는 순대국밥을 한 그릇 마주 대하니 너무나 행복해서 눈물이 다 나왔습니다. 

 

우리가 매일 느끼는 결핍, 갈증, 배고픔, 부족함, 피곤함, 외로움, 슬픔...이런 요소들이 사실은

행복의 원천이라는 사실을 잘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오늘 우리가 지니고 있는 행복에 대한 개념, 곰곰이 한번 되새김질해보면 좋겠습니다.

가난한 사람들, 슬퍼하는 사람들, 박해받는 사람들이 행복하다는 예수님의 말씀도 곁들여 묵상해보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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