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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묵상 : 내가 할머니를 좋아하는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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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남자들은 대개 보면 다 자기보다 어린 여자를 좋아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요즘은 연상도 좋아하긴 합니다. 그래도 평균적으로는 젊은 여자를 좋아하는 건 사실입니다. 저는 이성으로서가 아니라 신앙 안에서도 그렇고 세상적으로도 그렇고 할머니를 아주 좋아합니다. 할머니를 좋아한다고 하니 제가 그럼 싸이코라고 생각이 드시는지요? 저는 전혀 싸이코가 아닙니다. 저는 친할머니, 외할머니 두 분다 뵙지를 못했습니다. 다 제가 이 세상에 나오기 전에 돌아가셨기 때문에 얼굴도 잘 모릅니다. 할머니의 사랑이 그리워서 그럼 할머니를 좋아할까요? 모르긴 몰라도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제가 할머니를 좋아하는 이유는 얼굴은 주름지고 늙었지만 모든 할머니가 다 그런 건 아니지만 할머니가 되면 아기처럼 영혼이 애처럼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아주머니도 그럴 경우도 있는데 아주머니는 할머니만큼은 아닌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신앙 안에서 그래도 순박하게 사실려고 했던 분은 세월이 흘러 할머니가 되면 그 할머니의 모습 속에 처녀 같은 모습이 오버랩이 됩니다.
어떤 경우는 그냥 처녀가 아니라 선녀 같은 처녀입니다. 지난 목요일에 장례미사 때 카타리나라고 하는 자매님이 계신데 그분의 연세는 가늠하기 힘든데요 연세가 많은 건 사실인데 연령회에서 봉사를 많이 하셨던 분이고 지금도 연로한 몸을 이끌고 봉사를 하고 계십니다. 레지오장을 하기 전에 묵주기도를 할 때 잠시 옆 자리에 계셨는데 그때 잠시 얼굴을 보면 그분께는 죄송한 표현이지만 솔직하게 표현하면 얼굴은 쭈굴쭈굴하십니다. 다른 분들이 봐도 그렇습니다. 다른 분들 눈에는 남녀 불문 그렇게 보일 것입니다.
저도 제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만 또 다른 눈에는 또 다른 모습이 보입니다. 아기 같은 모습입니다. 이분이 아주머니 시절이나 아니면 새댁이었을 때의 모습을 제가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보게 된다면 아마도 모르긴 몰라도 아기처럼 보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아기처럼 보이는 할머니가 있고 그렇지 않은 할머니가 있습니다. 아기처럼 보이는 할머니 자매님들은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14년간 관찰하려고 해서 관찰한 게 아닙니다. 아주 마음이 순박한 분들이십니다. 마음이 깨끗하신 분들이십니다. 때가 잘 묻지 않는 분이십니다. 그런 분들은 늙어 얼굴이 비록 쭈굴쭈굴해도 절대로 보기 흉한 얼굴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쭈굴쭈굴한 얼굴이 하느님 나라 가는 훈장처럼 보입니다. 해맑은 아기처럼 보이는 순수한 얼굴과도 같은 영혼을 지닌 하느님의 딸이라는 훈장 말입니다.
우리의 눈에는 할머니처럼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하느님 눈에는 절대 할머니로 보이지 않으실 겁니다. 아름다운 딸로 보일 것입니다. 이와는 반대로 나이는 어리고 젊고 세상적으로 봐서는 미인이라고 할 수 있는 분이라고 해도 미인이라고 하기엔 영 아닌 분도 계십니다. 세상 사람은 미인이라고 볼지는 모르지만 하느님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분도 세상을 순박하게 살고 마음을 곱게 쓰고 하면 그야말로 이분들도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얼마나 아름다운 딸로 보이겠습니까마는 그렇지 않으면 그럴 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제가 할머니를 좋아하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묵상글을 작성하고 있지만 이 내용을 단순히 이것에만 국한시킬 필요가 없습니다. 달리 생각해보면 이런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남녀 불문 누구나 다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다 시간이 지나면 늙고 노쇠해집니다. 아무리 미인이라고 해도 세월 앞에는 장사가 없습니다. 천하에 좋은 성형도 나이 앞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나이가 되었을 때에도 추한 얼굴로 비춰지지 않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그 비결은 다른 데 있지 않습니다. 화장을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닙니다. 마음을 이쁘게 가지면 아무리 늙고 주름진 얼굴이라도 아기처럼 맑은 얼굴로 보일 수 있습니다. 이건 남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얼마 전에도 언급을 했는데 소아과 의사 형제님 이야기를 했습니다. 원주교구 한 자매님을 언급하면서 했습니다. 그 형제님을 본당 근처에서 뵈었는데 그날 주일이었습니다. 자매님도 계셨습니다. 자매님은 최근 장례 때 계속 뵈었습니다. 자매님의 연세를 우연히 알게 됐습니다. 지난 목요일에 화장장에서 잘 아시는 분을 통해서 말입니다. 여든이 넘어셨다고 합니다. 그럼 형제님은 최소 여든을 넘기셨을 건데 소아과 의사를 하셔서 그런지는 몰라도 형제님의 얼굴은 정말 애기처럼 얼굴이 맑습니다. 제가 봤을 땐 타고난 얼굴도 한몫할 수 있지만 그것보다는 평소 자신이 어떤 마음을 품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분의 삶 자체가 어떤지를 제가 그분을 모셨던 원주교구 자매님으로부터 생생한 증언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콧대가 높은 자매님도 그 형제님을 모시면서 겸손이라는 걸 배웠다고 말씀을 하실 정도이면 그분의 삶이 어땠는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세상 그 어떤 강론에서도 배울 수 없었다고 합니다.
결국은 평소 우리가 어떤 마음을 품느냐에 따라 내 얼굴에 그런 영혼으로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이건 분명한 진리입니다. 그러니까 아들이 의사인데도 수사님으로 하느님께 봉헌하셨고 따님 한 분도 수녀님으로 하느님께 봉헌하실 수 있었던 것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의사인 아들을 수사님으로 봉헌하는 것 말이 쉽지 그렇게 하기 정말 힘들 것입니다. 다시 말해 삶이 고결하면 그에 맞게 얼굴도 그렇게 보이게 되는 건 사실일 겁니다. 이 모든 사실을 종합해서 본다면 제가 할머니를 좋아한다고 해도 싸이코가 아니라는 걸 증명하는 것도 되는 이유입니다. 제가 할머니 같은 자매님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은 게 아닙니다. 우리가 할머니가 되든 할아버지가 되든 나이와 상관없이 그렇게 됐을 때도 우리의 영혼이 아기처럼 맑은 영혼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 비결은 이미 제가 다 이야기해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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