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16일 (월)
(녹) 연중 제6주간 월요일 어찌하여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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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6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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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07:09 ㅣ No.188019

[연중 제6주간 월요일] 마르 8,11-13 “그분을 시험하려고 하늘에서 오는 표징을 요구하였던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의 신원과 소명에 대해 그분과 논쟁을 벌입니다. 자기들은 당신이 하느님께서 보내신 그리스도임을 믿지 못하겠으니, 자기들이 믿을 수 있도록 ‘하늘에서 내려오는 표징’을 보여보라고 요구한 것이지요. 그런데 오늘 복음 속 논쟁이 예수님께서 빵 일곱 개로 사천 명의 군중을 배불리 먹이신 기적을 일으키신 바로 다음에 벌어졌다는 점에서 그들의 마음이 얼마나 완고한지가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그들은 사람이 만든 빵으로 일으킨 기적은 참된 믿음으로 이끄는 표징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모세 때에 광야에서 생활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해 하느님께서 직접 ‘만나’를 내려주셨던 것처럼, 여호수아 예언자가 하느님께 간구했더니 해와 달이 그 운행을 멈추었던 것처럼, ‘초자연’적이고 ‘초현실’적인 표징을 일으켜야 비로소 그리스도라고 인정할 수 있겠다는 겁니다. 결국 그들은 예수님이 그리스도이심을 믿기 위한 증거가 아니라, 그분이 그리스도임을 부정하기 위한 증거를 찾고자 한 것이니, 그들이 청한 것은 ‘표징’이라고 할 수도 없지요.

 

우리는 그런 모습을 그전에 이미 본 적이 있습니다. 광야에서 단식하며 기도하시던 예수님을 유혹하여 넘어뜨리려 했던 사탄이 딱 그랬지요.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이라는 말로 은근히 예수님의 자존심을 건드리며, 자신이 메시아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 보이라고 요구했던 겁니다. 물론 예수님은 그의 ‘얕은 꾀’를 바로 간파하시고 ‘하느님을 시험하려 들지 말라’고 호통을 치셨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모습은 우리 안에도 있습니다. 하느님을 향한 믿음에 ‘조건’을 달고, 신앙생활에 ‘대가’를 요구하는 모습이 그것이지요. 남편이 승진하게 해주면, 아이가 좋은 학교에 입학하게 해주면, 집 값이 오르게 해주면 열심히 신앙생활 하겠다고 공수표를 날립니다. 그러다 힘들고 괴로운 일이 생기면, 신앙생활 하는 과정에서 작은 손해를 보거나 희생이라도 하게 되면 ‘어떻게 저한테 그러실 수가 있느냐’며 미련 없이 하느님께 등을 돌립니다. 하느님을 우리 ‘아버지’로 섬기며 따르지 않고, 내 ‘도깨비 방망이’로 삼으려 드는 모습입니다. 그런 이들은 아무리 많은 기적을 체험해도 믿음이 자라지 않지요. 오히려 요구사항만 점점 더 늘어날 뿐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표징을 보여달라는 그들의 요구를 거절하십니다. 그분은 당신의 능력을 드러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느님 나라’를 보여주시기 위해, 사람들이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깊이 느끼며 그분께 대한 참된 믿음을 갖게 하시기 위해서만 기적을 일으키시기 때문입니다. 기적을 많이 체험하는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내 삶 속에서 일어나는 기적들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으며 그분 뜻대로 사는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내 삶의 자리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기적들을 알아볼 수 있는 지혜를 갖고 있지 않다면, 기적들 안에 숨은 하느님 뜻대로 살아갈 의지를 갖고 있지 않다면, 그 어떤 기적도 내 믿음이 참됨을 보증하는 표징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니 기적을 보여달라고 조르기 전에 먼저 내 삶이라는 기적을 하느님 뜻에 충실하게 살아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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