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12일 (목)
(자) 사순 제3주간 목요일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다.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원정 박해' / 송봉모 토마스모어 신부닙

스크랩 인쇄

이정임 [rmskfk] 쪽지 캡슐

04:18 ㅣ No.188447



'원정 박해'


송봉모 토마스모어 신부 ㅣ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

 

테살로니카의 유다인들은 바오로가 베로이아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한다는 것을 알고, 그곳까지 가서 군중을 선동하고 자극하였다. 그러자 형제들은 곧바로 바오로를 떠나 보내어 바닷가까지 가게 하였다. 그러나 실라스와 티모테오는 그곳에 남았다. (사도 17,13-14)


   바오로에게 강한 적의를 품고 있던 테살로니카 유다인들은, 그가 베로이아에서 복음을 성공적으로 전하고 있다는 소식에 분노를 억누르지 못했다. 그들은 무려 80킬로미터나 떨어진 베로이아까지 '원정 박해'를 감행하였다. 이는 생업을 제쳐두고 왕복 최소 6일이 걸리는 먼 길을 기꺼이 나선 집요한 광기의 발로다.

 

   이러한 왜곡된 열정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바오로의 첫 선교 여행 때에도, 피시디아 안티오키아의 유다인들은 큰 성과를 거둔 바오로는 시기하여 박해했으며, 심지어 216킬로미터나 떨어진 리스트라까지 따라가서 박해를 감행한 전례가 있다. (사도 14,19) 테살로니카 유다인들의 그릇된 행태는 안티오키아 유다인들의 전철을 밟는 것과 다름없다.

 

   이들은 베로이아에 사는 유다인들뿐만 아니라 그 도시의 시민들, 곧 그리스인들까지 선동하였다. 이로 인해 바오로는 급히 베로이아를 떠나야 했으며, 홀로 피신하였다. 실라스와 티모테오는 갓 세워진 베로이아 교회를 돌보기 위해 그곳에 남았다. 이들이 잔류할 수 있었던 것은, 적대자들이 오직 바오로 사도만을 반대 표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바오로를 안내하던 이들을 그를 아테네까지 인도하고 나서, 자기에게 되도록 빨리 오라고 실라스와 티모테오에게 전하라는 그의 지시를 받고 돌아왔다. (사도 17,15)


   위 성경 본문은 초대교회 신자들의 우정과 의리가 얼마나 굳건했는지 보여준다. 베로이아의 신자들은 바오로 사도의 안전을 위해 그를 아테네까지 인도하였다. 지리적으로 볼 때, 아테네는 베로이아에 속한 마케도니아 지역에서 상당히 먼 곳에 있다. 베로이아로부터 대략 506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이는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 (약 390킬로미터)보다 훨씬 길다. 걸어서 최소 보름이 걸리는 여정, 왕복 한 달이 걸리는 여정이었지만, 베로이아 신자들은 바오로의 안전을 위해 생업을 다 제쳐두고 기꺼이 동행하였다.

 

   아테네에 도착한 후, 바오로 사도는 동행했던 이들이 베로이아로 돌아갈 때 한 가지 부탁을 한다. 그것은 베로이아에 남아 교회를 돌보고 있는 실라스와 티모테오에게 '되도록 빨리' 자신에게 오도록 해 달라는 간원이었다. 여기서 우리는 바오로의 인간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그는 홀로 복음 사도직을 수행하는 독불장군이 아니다. 그는 동료를 필요로 하는 협력의 인간이며, 친구 없이는 외로움을 느끼는 연약한 인간이었다.

 

바오로는 아테네에서 그들을 기다리는 동안, 그 도시가 우상으로 가득 찬 것을 보고 격분하였다.(사도 17,16)


   아테네에 도착한 바오로는, 고대 세계의 사상과 학문의 중심지, 문화와 예술의 도시인 아테네를 직접 대면한다는 기대감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단순한 여행객이 아니었다.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로서, 그리고 유일신 하느님 신앙에 투철한 유다인으로서 아테네에 발을 디뎠다. 그런데 그가 아테네에 도착했을 때,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충격 그 자체였다. 그 도시가 우상으로 가득 차 있던 것이다.

 

   바오로 사도 시대에 약 50년 후, 그리스 지리학자 파우사니우스Pausanias는 아테네를 방문하고 나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아테네에서는 사람을 만나기보다 신들을 만나기가 더 쉬울 것이다."

 

   바오로 사도는 거리마다 늘어선 신전과 제단, 수없이 세워진 신상들, 그리고 심지어 상점 선반에 모셔진 수호신들을 바라보며 깊은 격분을 느꼈다. ●

 

* 출처 : 예수회 후원회 이냐시오의 벗들 2026.2 (☎ 02-3276-7777)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8 0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