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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4주간 월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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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1월입니다. 저는 캐나다 토론토로 연수를 떠났습니다. 이냐시오 영신수련을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한국의 유학원에서 숙소와 영어학원을 구해주었습니다. 처음 숙소는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야 학원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추운 겨울이었고, 숙소도 학원에서 멀었습니다. 한 달이 지난 후에 숙소를 다시 구했습니다. 지하철 한 번만 타면 학원에 갈 수 있었습니다. 방에서 인터넷 사용도 가능했습니다. 주인아저씨도 좋았지만,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았습니다. 1달이 지난 후에 다시 숙소를 구했습니다. 이번에는 온타리오 런던에서 공부하던 동창 신부님과 함께 지내기로 했습니다. 둘이 함께 함께 학원에 다녔고, 한국 음식도 만들어 먹었습니다. 한국 성당에 주일 미사를 도와주면서 자동차도 생겼습니다. 원하는 것들이 조금씩 채워졌고, 생활도 익숙해졌지만, 그렇다고 토론토가 저에게 ‘새 하늘과 새 땅’은 아니었습니다. 하늘을 날아가는 비행기를 보면 한국 생각도 났습니다. 배우는 것도 많아졌고, 새로운 도전이 늘 제 앞에 있었습니다. 새로운 기술과 제도로는 ‘새 하늘과 새 땅’이 만들어지지 않는 것을 역사를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인류는 수렵 채집 문명, 농업 문명, 산업 문명, 디지털 문명을 거쳐 이제 인공지능 문명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부족 국가, 봉건 국가, 제국주의 국가, 민주주의 국가로 제도가 발전하였습니다. 시대가 흐르고, 문명이 발전하면서 평화와 행복이 올 것 같았지만 시대가 흐르면서 폭력과 전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는 삼국이 경쟁하면서 싸웠고, 신라가 통일하였습니다. 고려와 조선을 거치면서 일본과 중국의 침략에 맞서 싸워야 했습니다. 그대에는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받기도 했습니다. 해방을 맞이했지만 3년간 남과 북의 전쟁이 있었습니다. 계몽주의와 민주주의가 하느님의 자리를 대신 할 것 같았지만, 인류는 두 번의 세계 대전을 겪어야 했고, 수많은 사람이 죽어야 했습니다. 과학과 기술이 발전으로 풍요로운 세상이 열린 것 같았지만, 그 결과 환경파괴와 기후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토론토가 저에게 ‘새 하늘과 새 땅’이 될 수 있었던 다른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그곳에서 만났던 사람입니다. 어느날 마태오 데레사 부부가 제가 있던 숙소엘 찾아왔습니다. 한국에서 아는 자매님이 저의 주소를 알려주었다고 했습니다. 그 자매님은 제가 세검정 성당에 있을 때 알던 분이었습니다. 저는 부부와 함께 여행도 다녔고, 성지순례도 다녀왔습니다. 요셉 카타리나 부부도 있습니다. 그 부부가 소개한 젊은이의 도움으로 영어 과제를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엠이 모임을 함께하면서 영적인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마르티노 유스티나 부부도 있습니다. 몰에서 반찬가게 하던 부부는 가끔 반찬을 갖다주었습니다. 토마스 사비나 부부도 있습니다. 아이스크림 가게를 하던 부부는 가끔 집에 초대해서 맛있는 집밥을 해 주었습니다. 제가 토론토에서 즐겁게 지낼 수 있었던 것은 저를 따뜻하게 맞이해 주었던 착한 사마리아 사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2000년 전에 ‘새 하늘과 새 땅’을 보여 주신 분이 있습니다. 그분은 ‘임마누엘’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님은 새로운 제도와 기술을 보여 주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되신 예수님은 사람들과 함께 계셨습니다.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고기 잡던 어부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눈먼 이의 눈을 뜨게 하셨고, 나병환자를 깨끗하게 하셨고, 중풍 병자는 일어나게 하셨고, 앉은뱅이는 일어나게 하셨습니다. 듣지 못하는 이는 듣게 하셨고, 죽었던 소녀도 일어나게 하셨습니다. 우리가 이 땅에서 ‘새 하늘과 새 땅’을 시작하는 방법도 알려 주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중에 가장 헐벗고, 가장 가난하고, 가장 굶주리고, 가장 아픈 이’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입니다. 내가 남에게 원하는 것을 남에게 먼저 베푸는 것입니다. 사람만이 ‘희망’입니다. 박노해 시인의 시 한 구절을 마음에 새기고 싶습니다.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 길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 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사람 속에 들어 있다. 사람에서 시작된다.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사순 시기를 지내는 우리는 새로운 제도나 더 나은 기술을 기다리기보다, 내가 누군가에게 어떤 사람이 되어 주고 있는지를 돌아보아야 하겠습니다. 오늘 내가 만나는 한 사람이, 이 세상의 ‘새 하늘과 새 땅’이 될 수 있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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