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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4주간 화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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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파소에서 한 어르신이 편지를 가지고 왔습니다. 인터넷 시대에, 이 메일로 소통하는 시대에 10시간 차를 타고, 편지를 가지고 왔습니다. 편지에는 손 글씨로 공동체의 마음이 담겨있었습니다. 작년 4월에 서울 대교구에서 파견된 신부님이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그 뒤로 서울 대교구에서는 더 이상 사제 파견을 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가지 여건상 사제를 파견할 형편이 안 되었습니다. 대부분 70이 훌쩍 넘으신 어르신들이 있는 공동체입니다. 제가 4년 전에 갔을 때 주일 미사 참례하는 분이 20명이 남짓이었습니다. 어르신들의 마음은 한국말로 고백성사를 보고, 한국말 미사를 1달에 한 번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저는 뉴욕에 있을 때도 후배 신부님이 있어서 갔었고, 재작년 달라스에 와서도 갔었습니다. 어르신들 편지를 읽으면서 한 달에 한 번은 가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월요일에 가서 고백성사를 주고, 미사를 봉헌한 후에 화요일에 돌아오기로 했습니다. 지난 2월 23일에 처음 다녀왔습니다. 어르신들은 모두 좋아하셨습니다. 좋은 일은 함께 나누면 좋으니, 이웃에 있는 포트워스 신부님에게도 기회를 드리려고 합니다. 엘파소 공동체에 다녀오면서 1999년, 제가 처음 본당 신부로 사목했던 성당이 생각났습니다. 당시 서울 대교구에서 가장 작은 본당이었습니다. 주일 미사에 50여 명 나왔고, 평일 미사에는 10명 내외가 나왔습니다. 교구로부터 사무실 직원 급여와 미사예물을 지원받았습니다. 어찌 보면 춥고, 무료한 날들이었습니다. 사목에 필요한 사람, 자금이 부족했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3년 있었습니다. 돌아보면 그때 3년이 저의 사제 생활 35년 중에 가장 아름다웠던 시간이었습니다. 먼저 어머니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어머니는 기꺼이 저와 함께 3년을 지냈습니다. 어머니는 사제관 식복사 일을 해 주었고, 본당에서는 레지오 단원으로 교우들과 함께했습니다. 어머니는 활동으로 가정방문도 하였고, 환자 방문도 하였습니다. 오웅진 신부님을 찾아가서 꽃동네 수녀님 파견을 부탁했습니다. 오웅진 신부님은 두 분의 수녀님을 보내 주었습니다. 수녀님은 교리를 가르쳤고, 성당 청소와 화장실 청소도 기쁘게 하였습니다. 가정방문을 통해 알게 된 자매님과 태권도를 시작했습니다. 자매님은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다가, IMF의 영향으로 쉬고 있었습니다. 7명으로 시작했던 태권도는 입소문을 타고 아이들이 오면서 많이 늘었습니다. 아이들이 늘면서 성당 마당에 아담한 태권도 도장도 만들었습니다. 아이들은 양재동에 있는 국기원에서 가서 승단 심사도 받았습니다. 수녀님은 아이들에게 간식도 주고, 교리도 가르쳤습니다. 아이들이 세례받을 때 부모님도 성당으로 왔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기억입니다. 여름이면 서울에서 농촌 봉사활동을 왔습니다. 중고등부 학생들이 성당을 찾았습니다. 저는 비용을 받지 않고 성당의 시설을 사용하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신부님들은 비용을 받지 않았어도 가실 때면 감사헌금을 주고 갔습니다. 경기 지역 사제 회의를 본당에서 준비했고, 신부님들은 맛있는 점심을 먹었습니다. 저는 본당 공동체를 위해서 25인 승 버스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신부님들은 점심값으로 기꺼이 버스 한 대를 마련할 수 있는 후원금을 지원해 주었습니다. 사제 성화의 날에 저는 사목 체험을 발표했습니다. 그 발표가 계기가 되어서 저는 교구청이 있는 명동에서 사목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제1 독서는 에제키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예언자는 생명을 살리는 물, 생기와 활력을 주는 물을 보았습니다. 물은 필요하고, 물이 있어야 살 수 있습니다. 그것은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에제키엘 예언자는 단순히 물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의 삶이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우리의 입에서 나오는 말과 우리의 삶이 생명을 살리는 말과 삶이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또한, 우리의 말과 행동은 일치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으심으로써 물을 거룩하게 하셨습니다. 물이 힘이 있고, 물이 영적으로 우리를 깨끗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물을 그렇게 만들어 주셨기 때문에 물은 단순히 정화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하느님과 가까이할 수 있는 영적인 힘을 갖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포도나무와 가지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가 언제나 주님과 함께 있어야 한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가지가 나무에 붙어있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고 말라 버려지듯이, 우리도 주님과 함께 살아야만 영적으로 충만해질 수 있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신앙생활은 우리를 주님과 함께 살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끌어 주는 통로입니다. 기도, 전례 참여, 단체 활동 등을 통해서 우리는 영원히 목마르지 않은 주님의 샘물을 마실 수 있습니다. 특히 성체성사를 통해서 우리는 주님과 하나 될 수 있고, 주님의 크신 사랑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38년 동안 병고에 시달렸던 사람을 치유해 주시는 예수님을 보았습니다. 꼭 물속으로 들어가서 씻어야만 치유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주님을 믿고, 주님의 말씀을 따르면 치유의 기적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주 하느님, 깨끗한 마음을 제게 만들어 주시고, 주님 구원의 기쁨을 제게 돌려주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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