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17일 (화)
(자) 사순 제4주간 화요일 그 사람은 곧 건강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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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4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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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08:43 ㅣ No.188545

[사순 제4주간 화요일] 요한 5,1-16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

 

 

 

 

오늘 전례의 독서와 복음 말씀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표상은 ‘물’입니다. 물은 생명을 지닌 모든 것들이 그 생명을 유지하도록 돕고, 그 존재를 성장시켜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지요. 오늘의 제1독서에서는 에제키엘 예언자가 천사를 만나 체험하는 ‘물의 환시’를 통해 그런 이미지가 시각적으로 그려집니다. 성전에서 선포되고, 그것을 들은 신자들의 행동과 삶을 통해 세상 사람들에게로 흘러들어가는 ‘하느님 말씀’이 그것을 듣는 모든 이를 살맛나게 하고 구원이라는 열매를 맺게 한다는 겁니다. 한편 오늘 복음에서는 벳자타 연못에 담긴 물과의 비교를 통해 주님 말씀에 담긴 놀라운 생명력과 힘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유다인들의 축제 때가 되자 갈릴래아를 떠나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어 ‘벳자타’라는 연못을 방문하십니다. 그리고 그 주변에 누워있던 수많은 병자들 중에 서른 여덟해나 누워있던 한 병자에게 다가가십니다. 그는 서른 여덟 해나 광야를 헤맸음에도 약속된 땅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영적, 육적으로 시들어가던 이스라엘 백성의 표상이자, 신앙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참된 기쁨과 행복을 누리지 못한 채 불행과 고통 속에 신음하고 있는 우리의 표상이기도 합니다. 그런 그에게 예수님께서 물으십니다. “건강해지고 싶으냐?” 그런데 너무나 당연한 질문에 그 병자는 당연히 해야 할 응답을 하지 못합니다. ‘건강해지고 싶다’는 소망을 말하는 대신, 연못물이 출렁이는 그 기적의 순간에 아무도 자기를 연못 물에 넣어주지 않아서 자신이 그 오랜 시간 동안 고통받고 있노라며 ‘남탓’을 할 뿐이었지요.

 

이에 예수님은 그에게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라고 ‘명령’하십니다. 이런 식으로 치유가 이루어지는 장면은 복음서 중에 이 부분이 유일합니다. 병자가 주님께 낫게 해달라고 청하지도 않았고, 주님께 대한 그의 믿음이 질병의 치유와 구원에 이를 정도로 깊어지지도 않았는데, 예수님께서 말 그대로 ‘다짜고짜’ 치유해버리신 겁니다. 왜 그러셨을까요? 그의 병을 치유하는 것은 연못에 담긴 물도 아니고, 거기에 관한 미신도 아님을 깨우쳐 주시기 위함입니다. 그를 참으로 낫게 하시는 분은 오직 주님 뿐이시며, 그분께 치유와 구원이라는 은총을 입기 위해서는 먼저 그분 말씀을 듣고 따라야 함을 알려주시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그가 ‘들것을 들고 걸어가라’는 당신 말씀을 따르게 만드심으로써 자연스레 치유의 은총을 입게 하신 것이지요.

 

그가 그 이상의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가는, 즉 그가 주님을 참으로 믿음으로써 구원받을 수 있을지는 이제부터 그가 하는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그가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음에도 주님께서 당신 은총으로 그의 육신의 병을 낫게 하셨으니, 이제 그에게는 건강한 육신에 걸맞는 건강한 영혼을 유지해야 할 의무가 주어진 겁니다. 그런데 그 의무는 그저 ‘죄를 짓지 않겠다’는 수동적인 생각에 머물러서는 제대로 수행할 수 없습니다.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라’는 주님 말씀에 적극적, 능동적으로 응답해야 합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사랑과 자비를 베푸셨음을 기억하며 나 역시 이웃 형제 자매에게 적극적으로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여 그들을 주님 가까이로 데려가는 ‘들것’이 되어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주님 말씀에 담긴 놀라운 생명력과 힘이 우리 안에 스며들어 구원이라는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될 것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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