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25일 (수)
(백)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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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5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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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2026-03-24 ㅣ No.188682

[사순 제5주간 화요일] 요한 8,21-30 “너희는 아래에서 왔고 나는 위에서 왔다. 너희는 이 세상에 속하지만 나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햇님과 바람>이라는 동화를 보면, 해와 바람이 길을 가는 나그네의 옷을 먼저 벗기는 쪽이 이기는 내기를 합니다. 자신있게 먼저 나선 바람은 자기가 가진 강력한 힘으로 나그네의 옷을 억지로 벗기려고 했지요. 그러나 매섭고 강한 바람이 몰아칠수록 그 나그네는 자기 옷을 더 단단히 붙잡으며 버틸 뿐이었습니다. 이번엔 햇님이 나섭니다. 햇님은 나그네의 옷을 억지로 벗기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그에게 따스한 햇살을 내리쬘 뿐이었습니다. 그러자 몸이 따뜻해진 그 나그네는 굳이 두껍고 무거운 외투를 입고 있을 필요가 없었고, 자연스레 그 외투를 벗어서 들고 길을 갑니다. 햇님의 따스함이 바람의 매서움을  이긴 것입니다.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은 바람입니다. 그들은 율법과 계명이라는 매서운 바람으로 사람들이 지은 죄를 벗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로 하여금 율법을 철저히 지키도록 다그쳤고,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이들은 호되게 나무라며 벌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사람들은 죄라는 옷에 달린 ‘자기합리화’와 ‘핑계’라는 단추를 더 단단히 잠글 뿐이었습니다. 예수님은 햇님입니다. 그분은 따스한 사랑과 자비로 사람들을 품어주셨습니다. 특정 기준을 세워놓고 거기에 이르는 이들만 편애하신 게 아니라,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차별없이 최선을 다해 사랑하셨습니다. 그 사랑에 마음이 따뜻해진 죄인들은 더 이상 죄라는 거적대기로 자기 영혼을 싸매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참된 통회와 회개로 자기를 구속하던 죄를 벗어버리고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로 새로운 삶을 살았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당신 가르침을 받아들이려고도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는 완고한 이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아래에서 왔고 나는 위에서 왔다. 너희는 이 세상에 속하지만 나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여기서 ‘아래’는 율법과 물질이 지배하는 형이하학적 세계를, ‘위’는 하느님의 뜻인 사랑과 자비, 공정과 평화로 흘러가는 형이상학적이고 영적인 세계를 가리킵니다. 우리가 ‘아래’에 있는 ‘이 세상’에 속한 사람, 즉 재물과 율법이라는 가치를 쫓는 사람이 되면 우리 영혼이 그런 가치들에 속박되기에 죽은 후에 ‘땅’으로 돌아가지요. 그러나 우리가 ‘위’에 있는 ‘하느님 나라’에 속한 사람, 즉 하느님의 뜻인 사랑과 자비, 공정과 평화를 쫓는 사람이 되면 우리 영혼에 하느님의 인호가 새겨지기에 죽은 후에 하늘로 올라갑니다. 이렇듯 각자가 속한 곳으로 돌아가는 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심판’인 겁니다. 이 심판을 잘 준비하는 방법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듣고 따르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느님 마음에 드는 일, 그분께서 기뻐하실 일들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늘에 속한 사람이 되면 심판은 두려워 할 ‘징벌’이 아니라, 희망하고 바랄 ‘구원’이 됩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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