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28일 (토)
(자) 사순 제5주간 토요일 예수님께서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으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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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묵상 : 미사에 집중하시는 수녀님, 한 편의 예술 조각을 보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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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연 [fisherpeter] 쪽지 캡슐

2026-03-27 ㅣ No.188744

 

오늘은 다른 수녀님 이야기를 한번 하겠습니다. 어젠 아기 같은 모습을 하신 수녀님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오늘은 다른 수녀님입니다. 제가 미사를 뒷자리에서 봉헌했습니다. 성무일도를 가르쳐주시겠다고 하시는 수녀님이 왼쪽 뒷 편에 계셨어요. 오늘 그 수녀님의 미사 봉헌을 보며 생각한 게 있습니다. 봉헌 모습이 엄청 경건해 보였습니다. 연세도 있으신데 옆에서 보니 감탄이 나왔습니다. 왜 감탄했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보통은 바로 직립해서 땅과 직각으로 서는 게 보통입니다. 수녀님도 그렇게 하시는데 신부님께서 미사경본을 보시고 기도하시는 곳이나 또 우리가 마음을 모아야 하는 그런 부분에서는 자세가 조금 달랐습니다. 머리를 약간 15도 정도 앞으로 숙이시면서 어깨 부위도 그에 맞게 숙이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반절하는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왜 이게 인상적인가 하면요 그 모습이 바로 제대를 향해서 마음을 모으려고 하는 몸짓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미사는 하느님께 올리는 제사입니다. 

 

유교식 표현을 빌리자면 우리는 제주가 됩니다. 제주는 몸 자체 하나 하나 동작 하나 하나 속에 조상을 섬기는 마음이 얼마나 있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그걸 보면 이 사람이 조상을 잘 섬기고 있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어려서 아버지를 따라 문중에 가 제사를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문중 어른들이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알게 된 것입니다. 절도 다 같은 절이 아닙니다. 이게 보면 어떤 사람은 절하는 모습 자체도 정말 멋진 사람이 있습니다. 경건함이 묻어 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절하는 게 품위가 없습니다. 바로 몸에서 뿜어져나오는 아우라 같은 게 있어요. 마치 그런 게 수녀님으로부터 나오는 걸 봤습니다. 그것도 그것이지만 얼굴에서도 이게 정말 집중하고 계신다는 게 느껴집니다. 이건 어떻게 그 모습을 표현하기가 힘드네요. 정말 그 모습을 보시게 되면 제 말씀이 전혀 과장이 아니라는 걸 공감하실 겁니다. 

 

사실 그런 카리스마도 그냥 그렇게 고개를 숙이고 집중하신다고 해서 그렇게 보여지는 게 아닙니다. 예전에 그 본당에 어떤 자매님이 계셨습니다. 요즘은 잘 안 보이시더군요. 며칠 전에 마트에서 뵈었습니다. 그분이 저한테 말을 걸어셨습니다. 전에 대화를 했던 적이 있었는데 잘 기억을 하시지 못하셨는지 그냥 전혀 딴 사람인 줄 아시고 마트 출입구를 문의하시는 것이었습니다. 헷갈리셨나 봅니다. 그분은 미사 때 고개를 숙이긴 한데 어떤 경우는 너무 지나치게 숙이시고 상체도 엄청 숙이십니다. 아마도 그분은 그렇게 하면 더 하느님을 경배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그렇게 하는 모습은 오히려 좋은 모습으로 보이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마치 과유불급입니다. 사실 그분이 그렇게 하면 옆 주위 사람들도 그렇게 좋은 모습으로 보지 않는 걸 보면 그게 맞습니다. 수녀님은 전혀 그런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미사에 그렇게 집중하는 건 잘 보지 못했습니다. 다들 보면 집중은 하긴 해도 그 정도까지는 아니거든요. 가끔 가다 보면 영혼 없는 미사를 봉헌하는 그런 기분이 드는 분도 계십니다. 표정에서 뭔가 멍 때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분이 있어요. 저 역시도 그럴 때도 있습니다. 어쩌다가 분심이 들 땐 그렇습니다. 가능하면 정말 집중하려고 노력을 하긴 합니다. 이런 이야기가 나와서 한 번 언급하겠습니다. 오늘 미사 때 어느 지점인가 순간 기억이 나지 않는데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좋습니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으니 거기까진 이해를 해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미사 후에 마침 또 금요일이라 바로 신부님이 제의만 벗고 나오신 후에 십자가의 길 기도를 했습니다. 거의 9처인가 10처인가 그 지점에서 전화가 또 울리는 것입니다. 

 

그땐 좀 달랐습니다. 사람들이 대개 다 짜증난 얼굴을 했습니다. 처음엔 이해를 해 줄 수 있지만 두 번씩이나 그렇게 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빨리 진동을 해 놓던가 아니면 무음을 해 놓던가 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근데 문제는 그 자매님은 전혀 뭐 미안한 기색이 없더군요. 사람들은 그런 경우에 표정이라도 죄송하다는 그런 표정을 짓는데 그러니 주위분들이 인상을 찌뿌리며 흉보는 모습을 하는 것입니다. 처음 울렸을 때도 그렇고 두 번째 울렸을 때도 수녀님은 그 소리에 반응을 하시지 않고 정말 집중하시는 그 모습 그대로 계시는 걸 보고 또 감탄을 했습니다. 보통 그런 경우라면 어디시 나는지 보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게 보통의 경우인데도 말입니다. 오늘 수녀님의 그 모습을 보고 감동했습니다. 저도 저런 모습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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