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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만찬 성목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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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만찬 성목요일] 요한 13,1-15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길을 걸으시기 전 마지막으로 제자들과 함께 식사를 하시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이 식사는 그냥 식사가 아니라 ‘파스카’ 사건, 즉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느님의 은총과 섭리로 죽음의 위험에서 벗어나 생명으로 건너간 ‘구원사건’을 기념하는 특별한 식사였지요. 그리고 예수님은 구약의 파스카를 기념하는 이 자리에서 특별한 표징을 보여주심으로써, 제자들로하여금 신약의 파스카가 지닌 의미를 깨닫게 하고자 하셨는데, 그 표징이 바로 당신께서 직접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시는 일이었습니다.
‘발 씻김 예식’에 담긴 의미는 ‘겸손’과 ‘섬김’입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분께서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사람이 되셨고, 거기서 더 완전하게 자신을 낮추시어 고통스럽고 치욕적인 십자가 죽음까지 받아들이시리라는 것을, 그리고 그 모든 것은 당신께서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셔서 기꺼이, 그리고 기쁘게 행하시는 일이라는 것을 적극적인 행동으로 보여주고자 하신 겁니다. 그런 행동이 바로 스승이신 예수님께서 하루 종일 먼 길을 걷느라 더러워진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시는 일이었습니다. 누군가의 발을 대신 씻겨준다는 건 썩 내키는 일이 아니지요. 게다가 당시 근동지방에서 다른 사람의 발을 씻겨주는 일은 ‘종’이 자기 주인에게나 해 줄 법한 비천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주님’이시자 ‘스승님’이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직접 씻겨주겠다고 하시니, 제자들의 입장에선 너무나 놀라운 ‘사건’으로 느껴졌을 겁니다.
하지만 제자들은 그저 놀라워 하고만 있어서는 안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자기들의 발을 씻겨주신 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깨닫고, 왜 자기들의 발을 씻겨 주셨는지 그 ‘의도’를 헤아려 그것을 자기 삶 속에서 실현해야 하는 무거운 소명이 그들에게 맡겨졌기 때문입니다. ‘주님’이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에 묻은 더러운 것들을 씻겨주신 것은 그들의 영혼에 묻은 더러운 죄를 씻어 깨끗하게 해주신다는 의미, 즉 ‘용서’입니다. 예수님께서 반대자들의 손에 붙잡히실 때, 제자들은 자기 발로 그분을 버리고 도망치겠지만, 예수님께서 자기들의 발을 씻겨 주셨음을 기억하며 그 발로 다시 당신께로 돌아오라는, 당신께서 그들이 돌아올 때 기쁘게 맞아 주시겠다는 의미인 것이지요.
한편,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신 의도는 당신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것처럼 제자들도 서로에게 그렇게 해 주기를 바라셨기 때문입니다. 즉 주님을 믿고 따른다고 하면서 내 뜻을 상대방에게 강요하거나, 남들 위에 힘으로 군림하려 들지 말고,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며 사랑과 존중으로 상대방을 섬기라는 뜻인 겁니다. 그것이야말로 주님께서 강조하신 사랑의 계명, 즉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라는 가르침을 충실히 지키는 것이며, 그래야만 우리가 주님을 믿고 따르는 그분의 참된 제자라고 할 수 있겠지요. 예수님께서 성체성사를 제정하시는 최후의 만찬 자리에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신 것은 우리가 성체성사 안에서 받은 그분의 은총과 사랑이 ‘섬김’이라는 우리의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이웃 형제들에게 퍼져 나가기를 바라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매 주일미사마다 주님으로부터 강복받고 파견되는 그분의 제자로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사랑과 자비를 더 적극적으로 실천해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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