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5일 (금)
(홍) 성 보니파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어찌하여 메시아가 다윗의 자손이라고 말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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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9주간 금요일, 성 보니파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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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nelia2] 쪽지 캡슐

10:18 ㅣ No.189967

[연중 제9주간 금요일, 성 보니파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 마르 12,35-37 "이렇듯 다윗 스스로 메시아를 주님이라고 말하는데, 어떻게 메시아가 다윗의 자손이 되느냐?”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메시아’에 대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오래된 믿음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으십니다. ‘메시아가 어떻게 다윗의 자손일 수 있느냐?’는 질문을 통해서 말이지요. 물론 메시아이신 예수님은 ‘다윗의 자손’이 맞습니다. 다윗 집안의 후손인 요셉이 그분의 ‘양부’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사람들이 그분을 가리켜 ‘다윗의 자손’이라고 외치는 걸 그대로 받아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다윗의 자손’이라는 호칭이 잘못되었다고 말씀하시는 걸까요?

 

그 의도를 이해하려면 먼저 유다인들이 사용한 ‘다윗의 자손’이라는 호칭이 무슨 뜻이며 그 안에 어떤 바람이 담겨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유다인들은 “이사이의 그루터기에서 햇순이 돋아나고 그 뿌리에서 새싹이 움트리라”는 이사야의 예언에 근거하여, 다윗 가문에서 태어나는 자손 중에서 자신들을 구원해줄 메시아가 나타날 거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러면 그 메시아가 강력한 카리스마와 능력으로 자기들을 이끌어서 과거 다윗 왕국 시절에 누리던 그 영광과 번영을 다시 누리게 되리라고 기대했지요. 그런 점에서 ‘다윗의 자손’이라는 호칭 안에는 메시아가 다윗 왕처럼 이스라엘을 강대국으로 만들어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 주어야 한다는 ‘바람’이 들어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그 호칭으로 부르는 건 ‘당신이 메시아라면 우리의 그런 기대와 바람을 이뤄주어야 해’라고 강압적으로 ‘요구’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 나라의 백성이 그 나라의 주인이신 분께 자기들 뜻을 강요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일입니다. 오히려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적극적으로 헤아리고 따라야 하지요. 그런 점을 상기시키시기 위해 예수님은 시편 110편 1절의 말씀을 인용하여 말씀하십니다. “주님께서 내 주님께 말씀하셨다. ‘내 오른쪽에 앉아라, 내가 너의 원수들을 네 발아래 잡아 놓을 때까지.’” 이 구절에서 앞에 나온 ‘주님’은 야훼 하느님을 가리키고, 뒤에 나온 ‘주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원하실 구세주를 가리킵니다. 즉 이스라엘 백성들이 대단한 존재로 여겨 칭송하는 다윗 임금이 메시아를 언급하면서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어, 그분을 ‘나의 주님’이라고 부르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스라엘 백성들도 예수님을 ‘다윗의 자손’이 아니라 ‘다윗의 주님’이라고 불러야 합니다. 그분을 ‘주님’이라고 부른다면 자기들 뜻과 바람을 그분께 강요할 게 아니라, 그분의 뜻을 헤아리고 받아들이며 따라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많은 군중이 그 말씀을 ‘기쁘게 들었다’고 합니다. 이는 예수님의 이 말씀이 그들의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 말씀이 그들의 잘못된 믿음을 바로잡고 그들의 마음 속에 참된 희망을 심어주었기에, 그들이 기꺼이 그리고 기쁘게 그 말씀을 받아들였다는 뜻이지요. 그런데 지금 이 말씀을 받아들이는 우리의 마음자세는 어떻습니까? 우리는 ‘메시아’이신 예수님을 내 뜻과 바람을 이뤄줄 ‘도구’로 삼고 있습니까? 아니면 내가 순명하고 따라야 할 ‘주님’으로 섬기고 있습니까?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의 주님’이라는 사실이 나에게 참된 기쁨과 희망이 되고 있습니까?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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