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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승수 신부님 [연중 제29주간 화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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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9주간 화요일] 루카 12,35-38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당신을 맞이하는 이들이 지녀야 할 기본적인 덕목인 ‘깨어있음’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이는 단순히 잠들지 않는 상태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지요. 이를 한자로는 ‘각성’(覺醒)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겁니다. 여기서 ‘각’(覺)자는 깨달은 상태를, ‘성’(醒)자는 술에서 깬 상태를 가리킵니다. 즉 탐욕에 눈멀고 쾌락의 노예가 되어 ‘살아도 사는 게 아닌’ 상태에 머무르지 않으려면, 자신의 소명과 나아갈 방향을 분명히 깨닫고 깨달은 바대로 행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 때 중요한 것이 머뭇거리지 말고 즉시, 그리고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최선을 다하는 것 자체가 깨어있다는 증거인 셈입니다. 그렇게 깨어있는 사람은 이런저런 자질구레한 것들을 챙기지 않아도, 자신의 구원과 행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들을 잘 챙기며 다가올 주님의 재림을 충실히 준비하게 될 것이고, 그 날 그 누구보다 큰 기쁨과 영광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주님의 재림 혹은 종말이라고 하면 ‘심판’과 ‘징벌’을 먼저 떠올리며 두려워합니다. 그리고 그 두려움을 원동력으로 삼아 수동적으로, 마지못해 기다리는 신앙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 결과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마음 속에서 걱정과 불안이 가실 날이 없고, 하느님 안에 머무르면서도 그분께서 주시는 참된 기쁨과 평화를 누리지 못하고 있지요. 예수님은 종말을 바라보는 우리의 잘못된 시각을 바로잡고자 하십니다. 그러기 위해 심판 때에 받게 될 ‘벌’을 말씀하시지 않고, 그 날 충실한 종이 누리게 될 ‘상’과 ‘복’에 대해 강조하여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심판 때에 벌을 안받으려고, 재앙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날에 하느님께서 주실 ‘상’과 ‘복’을 한껏 받고 참된 행복과 영광을 누리기 위해 신앙생활을 하는 것임을 일깨워 주시기 위함입니다.
벌을 안 받는 것을 목표로, 즉 지옥에 가지 않기 위해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은 ‘죄만 안지으면 된다’는 소극적인 태도로 살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그의 시선은 온통 ‘죄’에 머물러 있고, 그 마음은 ‘선’을 넘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으로 주눅들어 있지요. 그런 신앙생활에는 기쁨이 없을 뿐더러, 그런 상태로는 종말의 날까지 충실하게 깨어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느님 나라에서 참된 평화와 행복을 누리기 위해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느님께서 더 기뻐하실까’를 생각하며 적극적인 태도로 살게 됩니다. 작은 덕행 하나도 누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원해서 기쁘게 하기에 사소한 것들에서도 기쁨과 보람을 누리지요. 하느님 나라에서 누릴 평화와 행복을 이 세상에서부터 이미 누리기 시작하는 겁니다. 우리도 그래야겠습니다. 자꾸만 나태해지고 안일해지는 마음을 적극성과 의지라는 ‘띠’로 동여매고 기회될 때마다 사랑과 자비를 실천해야겠습니다. 하느님 말씀이라는 ‘등불’로 내 삶을 환히 밝히고 거기서 흘러나오는 믿음의 빛, 신앙의 빛으로 내가 나아갈 길을 밝게 비추며 앞으로 나아가야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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