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13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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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어머니_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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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wsjesus] 쪽지 캡슐

2022-06-06 ㅣ No.155519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오늘은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입니다. 새벽에 잠깨어 숙소문을 열었을 때, 내리는 단비가 참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가뭄에 죽어가던 대지에 ‘어머니의 눈물’같은 생명의 하늘비, 단비였습니다. 오늘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축일에 주시는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오늘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의 유래가 참 각별한 느낌을 줍니다. 이 기념일은 2018년 3월13일 교황청 경신성사성의 “교회의 어머니”(Ecclesia Mater) 교령이 발표된 이후 올해 4번째 지내게 됩니다. 이 기념일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에 따라, “사목자, 수도자, 신자들 안에 교회의 모성애와 진정한 마리아 신심의 성장을 증진하기 위하여” 성령 강림 대축일 다음 월요일 바로 오늘 지내게 됩니다. 

 

교령이 발표되던 해인 2018년, 기념일 교황님 강론을 읽으면 저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공감이 가는 많은 부분을 그대로 인용합니다.

 

“복음 안에서 마리아는 항상 ‘부인’이나 ‘요셉의 미망인’이 아니라 ‘예수님의 어머니’로 불렸습니다. 교회는 우선 교회를 뜻하는 단어인 ‘교회’와 ‘신부’가 여성형이기에 여성적입니다. 자녀를 출산하는 어머니입니다. 교회는 신부이자 어머니입니다. 교회의 어머니이신 마리아에게서 생겨난 이런 태도 안에서 교회의 여성적인 차원을 깨닫게 됩니다.

 

여성적인 차원이 없을 때, 교회는 참된 정체성을 잃게 되고 단순히 하나의 자선단체나 축구팀 같은 무엇이 되고 맙니다. 이런 여성적인 차원이 결여된 남성적인 교회는 슬프게도 사랑도 할 수 없고 출산도 할 수 없는 외로움 속에서 살아가는 노총각들의 교회가 되고 맙니다.

 

여성없는 교회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교회는 여성이기 때문입니다. 이 여성의 태도는 바로 마리아에게서 옵니다. 예수님께서 그렇게 원하셨습니다. 

 

교회는 사랑의 길을 걸어가는 어머니입니다. 침묵할 줄 알고, 연민 가득한 눈길로, 조용하게 어루만져 주는, 수많은 지혜와 언어를 구사할 줄 압니다. 또한 사랑이 넘치며, 웃음을 머금고, 따뜻한 애정과 부드러운 온유의 사람으로서 어머니의 길을 똑같이 걸아가야 하는 어머니인 교회입니다.”

 

독일의 시성 괴테는 파우스트에서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구원한다”라는 명언을, 또 러시아의 문호 도스토에프스키는 그의 소설 백치에서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바로 아름다우신 어머니인 교회를 지칭하는 말처럼 들립니다. 사실 어머니인 교회의 전례는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제가 개신교에서 천주교에 왔을 때 제일 좋았던 것은 어머니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가 없는 집, 남자들만 있는 집, 얼마나 썰렁한지요! 어린 시절 어머니는 거의 절대적입니다. 하교하여 집에 뛰어가 맨먼저 찾았던 어머니였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교회의 어머니 마리아 없는 남자들만의 우리 요셉 수도원이라면 얼마나 거칠고 허전하고 썰렁하겠는지요! 그러나 우리는 언제나 마리아 어머니를 모시고 살기에 화기애애和氣靄靄한 수도가정을 이루어 살아갑니다. 평생 매일 하루를 마치는 끝기도 때도 감미로운 성모찬송가를 부른후 어머니 품에 잠들듯 잠자리에 듭니다.

 

교회는 어머니입니다. 어머니를 찾듯 고향을 찾듯 끊임없이 자애로운 어머니의 품인 수도원을 찾는 무수한 형제자매들입니다. 특히 교회의 어머니 마리아 성모님을 그대로 닮은 우리 자매들이요 어머니들입니다. 이런 자매들이, 어머니들이 있기에 유지되는 교회요 수도원입니다. 우리 수도원의 경우만 봐도 얼마나 많은 자매들이, 어머니들이 봉사를 하고 예물을 바치고 먹을 것을 가져다 주는 지요! 

 

이런 사랑의 봉헌이 없으면 참 유지되기 힘든 성당이요 수도원일 것입니다. 교회의 어머니, 성모님처럼 느껴지는 사랑의 자매들과 어머니들을 생각하면 늘 감격하게 됩니다. 남자는 아무리 나이들어 어른이 되어도 영원히 어머니의 자식일 뿐입니다. 마리아 어머니 하면 생각나는, 회한悔恨에 눈물나는 제 어머니입니다. 마르지 않는 샘같은 어머니에 대한 추억에 가끔 읽어보는 ‘어머니를 그리며’ 라는 시입니다.  

 

“어머니는 전형적인 조선 여자같은 분이셨다

애교나 아양은 거의 없었지만

강인한 의지에 아주 지혜로운 분이셨다

심한 밭일에 몸 많이 피곤하여 

밤에 끙끙 앓으셔도

아프다는 내색 하나 않으셨다

 

돼지키워 자식들 학비도 대셨고

장마다 계란 팔아 꼭 찐빵도 사다 주셨다

사실 오십년대 육십년대는 모두가 가난했지

그러나 마음은 참 부자였고 행복했다

 

그 흔한 종교나 신앙없이도 한결같이 사셨던 어머니

삶자체가 기도였고 종교이셨다

이리저리 감정에 연약하게 흔들렸던 분이셨다면 

그 험한 세상 세월에 다섯 남매 어떻게 키웠을 것인가

 

‘외롭다’ 거니 ‘그립다’ 거니 감정 표현 없이도

따사로운 남편 사랑 없이도

흔들림 없이 꿋꿋히 가정을 지켜 오신 어머니!”

 

비단 제 어머니뿐 아니라 한국 땅 옛 어머니들의 보편적인 모습입니다. 그대로 마리아 성모님을 닮은 우리 한국의 어머니들입니다. 이런 어머니들에 힘입어 선진국 반열에 오른 우리나라입니다. 그 어머니에 그 자녀들입니다. 훌륭한 분들의 배경을 보면 거의 백이면 백, 다 훌륭한 어머니들이 배경이 되고 있음을 봅니다.

 

“보고 배운다!”

 

만고불변의 진리이자 명언입니다. 참으로 어머니를 보고 배우는, 어머니의 사랑을 먹고 자라는 자녀들입니다. 우리 예수님 역시 평생 어머니 마리아를 보고 많이 배웠을 것입니다. 아마 모자분이 서로 많이 평생 보고 배웠을 기도요 믿음이요 희망이요 사랑의 삶이었을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 창세기의 아담과 하와와는 너무나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복음의 새 아담 예수님과 새 하와 마리아 성모님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임종장면은 영원한 감동이자 가르침을 줍니다. 하느님의 자녀들인 우리 삶의 자리가 어딘지 깨닫게 해줍니다. 복음의 애제자는 바로 우리 믿는 이들 모두를 상징합니다. 십자가의 예수님 중심 자리 아래 한쪽에는 마리아 성모님이 계시고 한쪽에는 우리를 대변하는 애제자가 있습니다. 바로 여기가 우리 삶의 자리입니다. 

 

평생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파스카 예수님을 삶의 중심에 모시고 살아가야할 우리임을 배웁니다. 예수님의 마리아 성모님과 애제자를 향한 말씀이 마리아 성모님과 우리의 관계를 명확히 밝혀 줍니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애제자는 물론 우리 믿는 이들 모두는 교회의 어머니 마리아의 효성스런 자녀들이 되어 살게 되었습니다. 

 

“이 분이 네 어머니시다.”

애제자는 물론 우리 모두의 평생 영원한 어머니가 된 마리아 성모님입니다. 육신의 어머니는 떠났어도 이렇게 예수님의 어머니, 교회의 어머니, 우리의 어머니 마리아를 늘 모시게 살게 된 행복한 우리들입니다. 이어지는 예수님의 임종어가 마리아 성모님과 애제자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화두같은 말씀이 되었을 것입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의 우리에게도 영원한 화두로서 마음에 각인되는 느낌의 예수님 임종어입니다.

 

“목마르다!”

“다 이루었다!”

 

예수님의 전 삶을 요약하는 말씀입니다. 평생 하느님을 목말라 하며 하느님을 찾는 삶을, 평생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삶을 살라는 가르침입니다. 참으로 우리 모두 주님의 애제자가 되어 깨어 살게 하는 평생 화두같은 가르침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교회의 어머니 마리아 성모님과 함께, 당신의 애제자가 되어, 당신을 모시고 충실히 살도록 힘을 북돋아 주십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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