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금)
(백) 부활 제7주간 금요일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 내 양들을 돌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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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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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식 [goodactor] 쪽지 캡슐

2024-04-29 ㅣ No.231342

언젠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나 자신이 없다면 그 모든 것도 없다
나 자신이 있다는 것, 이렇게 내가 있음으로 해서 모든 것은 하나 둘 나를 기점으로 해서 있는 것이 된다
이것은 비단 인식한다는 것, 곧 머리로서 헤아리는 차원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을 뚜렷이 보고 느끼고 자각하며 살아있고 그렇게 이 세상에 둘도 없는 나로서 살아있는,것이다

그런 고유한 나로서 나는 신비롭고 특별한 생명을 지닌 나로서 나 자신이 그렇게 소중하다
단지 사물과 세계를 인식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 소중한 것이 아니라 내가 그렇게 그럴 수 있는 지성을 가지고 있고 이에 합해진 여러 실체적 진실들(마음, 영, 의식, 감정 등)을 지닌 보다 특별한 그 성격이 있는 것으로 소중한 것이다
때론 죽음에 즈음에 기댈 데가 필요한 입장에 처해 있는 생명체로서 생전과 사후에 대한 전무한 인식(진리의 가르침이나 존재와 삶에 진실이다 라고 말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들어서 믿는 것이며 자신이 그 사실 자체를 아는 것은 아니므로)과 경험으로 그렇게 기대어 서게 되는 입장을 지니는 것을 마지막으로 이 세상을 떠나게 되는 사실을 안고 있는, 사람된 입장에서 겪게 되는 구체적인 일을 늘 목전에 두고 살아간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딱 이런 존재성만을 허락한 게 아니라 그럼에도 모든 것이 충분할 정도는 되는 존재로 만들었다는 진실은 사람이라면 언젠가 알아야 될 일이다
그런 이해와 통찰의 종합판인 진리의 내용을 담고 있는 성경은 고대인들의 삶을 바탕으로 시작하고 그 역사가 예수의 삶과 죽음을 전후로 하는 사람들의 시대에서 종결되기에 문명이 지금처럼 과학적이지도 않고 AI의 돌풍이 세계에 불어대지도 않는, 지금의 첨단 과학으로 무장한 문명의 이기들이나 향유할 만한 문화 전반이 없었던 시대라 때론 그 감도가 깊이 있는 공감으로 잘 연결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런 진리의 내용과 현재의 삶을 이어주고 통합시키는 united의 차원은 그래서 언제나 먼저 사람된 보편적 인간성에 기반한다
그래서 2000년이 넘는 카톨릭은 변함없이 그 인간성을 기반으로 하는 경신례와 기도와 신앙생활이 오늘날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 어떤 급변이나 방향전환 없이 첫 신앙인들로부터 지금의 신앙인들에 이르기까지 그 보편적 인간성에 기반한 종교적 삶의 양식과 영성생활을 계승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가능한, 지속가능한 삶의 진실은 바로 인간성에도 있는 것이다
나는 나와 같은 사람들이 오랜 역사와 시대를 살았던 그렇게 같은 인간성이라는 것을 지닌 존재이다
그 인간성은 단지 지성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하느님이 나와 같은 사람들을 한 처음에 창조해 이 지구상에 두었던 시점부터 그 사람들로 인한 수 많은 사람들의 삶이, 죽음이 있음에도 계속해서 세대와 세대의 전이 속에 이어져 오늘날의 나도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나의 죽음 이후에도 이 다음 세대의 사람들이 계속해서 그 똑같은 인간성을 지닌 나란 사람을 각자의 삶으로 또한 살 것이다

그래서 진리가 가르치는 대로 하느님에게 이르러 가는 삶은 살아있는, 영원한 하느님과 함께 할 수 있는 길이다
하느님으로부터 나라는 소중한 사람이 있게 되었으므로 그 모든, 전적인 진실은 하느님에게 있는 것이지만 그런 내가 없다면 그 진실은 기억에도 없는 허무의 잔상이나 신기루에 불과할 것이다
사라지는 구름이나 흩어지는 안개보다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사람을 분명 그렇게 만들지는 않았다
카톨릭의 신앙신조인 사도신경에는 영원한 삶을 믿는다라고 분명히 가르친다
그것은 하느님의 본질인 신성 때문이며,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 때문이다
죄의 용서라는 확실한 표지도 사람으로서 살게 되며 숱하게 나타나는 인간성의 결함들과 선의 결핍에 대한, 그러한 우리 인간생명, 사람에 대한 하느님의 본질과 입장에 관한 진실을 말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가 세상과 삶의 여러 사유로 갈리게 되는 사람들이지라도, 하느님의 본질과 입장에서는 우리 사람들이 생각하거나 상상할 수 조차 없는 그 이상의 진실을 지니고 있는 하느님 자신의 모든 것에 따라 모든 것의 진실도 이루어지며 있게 될 것이다

그래서 카톨릭은 이런 기도도 바치는 것이다
세상을 떠난 모든 이가 하느님의 자비로 평화의 안식을 얻게 하소서
그린 마일이라는 헐리우드의 오래된 사형수 영화를 보면 간수가 이런 말을 한다
이미 죗값을 치른 사형수(사형당한 죄수)를 더 이상 모욕하지는 말라고 말이다
나는 이 말이 작가나 감독이 지니고 있는 그 사상의 저변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고 본다
하느님은 늘 우리 사람들이 생각하고 상상하며 의식하는 모든 것을 훨씬 뛰어넘는 분이시다
문제는 우리가 그런 하느님으로부터의 진리를 잘 깨닫지 못하고 잘 알지 못하는 데에 있고, 언제나 그로부터의 우리의 모든 몰이해와 오해, 선입관과 단정, 그렇게 기울고 치우치는 우리의 행태에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사람으로서 대대로 살면서 겪게 되는 일들은 대체로 크게 다르지는 않다
우리의 인간성이 크게 달라질 수 없기 때문이고 세상 모든 것의 기반이 되는 자연도 늘 창조된 그대로 그 원의와 실제를 그대로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짧으면 70년, 길면 100년, 우리는 그 사이에 마치 각자 스스로에게, 우리 모두에게 무슨 일이라라도 일어날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너스레를 치기도 하지만 우리에게 발생된 악화와, 우리 입장과 형편에서 악하게 보이는 세상의 모든 일들, 재앙이라든지, 사고라든지, 전쟁이라든지, 사건이라든지 하는것들은 언제나 끊이지 않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우리의 삶을 힘들게 하는 이웃들의 만행이나 비위, 함께 사는 이들과 잘 살 줄 모르는, 국가의 안녕과 국민들의 평온한 삶을 위할 줄 모르는, 우리 모두를 한낱 욕망과 이익의 도구쯤으로 여기는 정치, 경제, 사회 각계 각층에 자리한 이들의 오만과 독선, 탐욕과 무능, 폭력과 차별, 마약이나 도박과 같은 불법적이고 파행적인 사업들을 일삼는 범단들과 깡패들의 범죄와 악행은 언제나 우리 삶의 주변에서 계속되며 그 모두는 언제나 우리 곁에 있는 인간군상들이다
우리는 그 모든 것을 어떻게 할 수 없다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인 그들 모두도 우리가 사람인 만큼의 인간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제나 중요한 것은 나의 삶을 잘 살아 가는 것이다
사람된 나의 입장과 사명이 하느님으로부터 주어진 것이라면 70년이든, 100년이든 주어진 삶 속에서 이 세상을 사는 날들 속에 나는 그 삶의 길을 가야 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그런 자기 삶의 길이 있는 것이다
나라는 사람이 그렇게 살아있는 것이다
하느님으로부터 말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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