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5일 (수)
(백) 부활 제7주간 수요일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자유게시판

이런 사제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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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숙 [sang1395] 쪽지 캡슐

2002-07-10 ㅣ No.35960

게시판에 올려진 글을 읽다보면

천주교 신자라면 사제에 대한 관심이 없는 사람은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때론 지나친 긍정과

때론 지나친 부정으로

 

최근에 올라온 평택의 모 신부님에 대한 비판이

다른 분에 의해 ’그랜져 타는 것’ 외엔 사실무근이라는 글도 읽었습니다

늘 넉넉함이 모자란 제 성격탓인지

전 왜 사제가 그랜져를 타야 하는지 마음이 답답하고

비난에 앞서

안타까운 마음이 일었습니다

 

짧은 제 경험으로 비추어

사람은 ’자기다울때 가장 아름답다’라고 느낍니다

 

늘 게시판의 글을 읽는 입장에서

쓰는 입장이 된 것은

’아름다운 사제’을 만난 제 복을 자랑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저의 본당은 서울특별시에 위치합니다

저는 본당의 임원도 아니고(물론 자격도 없습니다)

본당 신부님과 개인적인 대화 한번 한 적 없고

그렇다고 매일 미사에 참례하는 열심한 신자도 아니고

다만 우리 가족이

하느님을 삶의 중심으로 모시고

일상의 즐거움과 어려움을 그 분 안에서 누리려는

평범한 신자라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더불어 저의 성격은

사람에 대해 환호(?)하는 성격이 아닙니다

사람은 누구나 장점과 단점을 갖고 있다고 여기기에

누군가에게 깊이 매료되어 존경심을 드러내 지지도

누군가에게 깊이 상처를 받아 용서하지 못하거나 미워하게 되지도 않습니다

하느님 사랑안에

모두가 비슷한 인간이라 느낍니다

 

 

이런 제게

본당 신부님이

사제이기 전에

괜찮은(!) 사람으로 느껴지고 있습니다

 

서품 받은지 10년은 지난 것 같은데

매일 미사 때도 강론을 합니다

저의 친한 친구가 공소 선교사로 오랫동안 살고있는데

주일강론 준비하기가 귀찮아진다고 말을 합니다

한두번 본 성서귀절도 아닌데

머리속에 있는 걸로 때우지(!) 하는 생각이 든답니다

저는, 내가 살아오면서 작심한 것을

10년 이상 지켜온 것이 과연 몇번이나 될까 자문해봅니다

 

요즘에 차가 없는 사람은

본당 신부님하고 저희집인 것 같은데

차야 탈 상황이면 타고 다니는 것이고

안타도 될 상황이면 안 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희 본당은 상가건물이어서

성전건립을 위해 기금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 주보에서

본당 신부님이 1천만원을 낸 것을 읽었습니다

전 혹 1백만원인가 하고 다시 한번 확인까지 했습니다

저는 요즘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집이나 처분되면

성전건립금을 2백정도 낼까 하다가도

아냐 1백만원만 내지 하는 갈등을 합니다

 

혹자는 사제가 처자식도 없으니

그럴수도 있겠지 생각도 들겠지만

이 또한 저의 경험상

생각이 손과 발로 표현되는 것은 천지차이라 여깁니다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손과 발로 표현하기보다

머리와 입으로 표현하길 즐겨하는 것을 느낍니다

 

가장 아름답고 고마워야 할

’기도할께요’가 가장 쉬운 행위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훌륭한 사제이기에 앞서

내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복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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