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5일 (수)
(백) 부활 제7주간 수요일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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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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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02-05-09 ㅣ No.33023

 매주 수요일은 장파리에 있는 공소를 방문합니다.

오늘은 공소 아이들을 위해서 피자를 두 판 사 가지고 갔습니다. 아이들은 새봄이네 집에 모여있었고, 수녀님께서는 아이들과 교리공부를 하고 계셨습니다.  아이들과 피자를 먹고 성서퀴즈를 하고 놀았습니다.

 

 이제 미사 시간이 되어서 공소로 들어가려는데 마리아 할머니께서 저를 부르십니다. "신부님 이거 받으세요..." 할머니께서는 박카스 한 박스를 저에게 선물로 주셨습니다. 할머니의 막내아들과 비슷한 나이일텐데... 할머니께서는 오늘이 어버이 날이라서 하시며 공소로 들어가십니다.

 

 그렇습니다. 오늘은 어버이 날입니다.

세상의 모든 부모님이 자식을 사랑하겠지만, 저도 어머니 이야기를 잠깐 하고 싶습니다. 저는 1991년 사제서품을 받았고 첫 본당으로 간지 3일만에 "열병"에 걸렸습니다. 참으려고 했지만 너무나 열이 심해서 병원으로 갔고, 곧 중 환자실로 갔습니다. 그리고 병원에 있는 20여일 동안 어머니께서 함께 계셨습니다. 잠시도 쉬지 않으시고 자식을 위해서  병간호를 하시고, 기도를 하셨습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입니다. 그때 저와 같은 증세로 병원에 오신 분이 다섯 분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세분은 하늘나라로 가시고 한 분은 의식이 없으시고, 제대로 걸어서 퇴원한 사람은 저뿐이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별 탈없이 잘 지내는 것은 그때 저를 위해서 치료를 해 주셨던 의사 선생님들의 힘도 크셨지만, 어머니의 정성과 어머니의 사랑이 더욱 크셨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공소미사를 마치고, 아이들과 함께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해서 "어머니 은혜"를 불러드렸습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교회에 오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아이들 이분들에게 교회는 과연 무엇일까!

그러면서 제2차 바티칸 공희회 문헌 중에서 교회헌장을 읽어보았습니다.

 

 교회는 세상이 생길 때부터 이미 상징으로 암시되었고, 이스라엘 백성의 역사와 구약을 통하여 놀랍게 준비되었고, 마지막 시대에 창립되어, 성령이 오심으로써 드러났으며, 世末에 영광스러이 완성될 것입니다.(제2차 바티칸 공의회 교회헌장 2항)

 

 신비에 싸여 이미 현존하는 그리스도 왕국인 교회는 하느님의  능력으로 세상에서 볼 수 있게 자라고 있습니다. 이 기원과 성장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의 옆 가슴이 열려 피와 물이 흘러내릴 때에 표현되었고, 십자가에서 당하실 당신 죽음에 대한 주의 말씀으로 예고되었습니다.

 

 "우리 빠스카이신 그리스도께서 희생되신" 십자가의 제사가 제단에서 거행될 때마다 우리의 구원사업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동시에 성체성사의 빵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루는 신자들의 일치가 표현되고 실현됩니다. 모든 사람이 세상의 빛이신 그리스도와 이렇게 일치되도록 불리었으며, 우리는 그에게서 오고 그를 통해 살며 그에게로 향하고 있습니다.(교회헌장 3항)

 

 성령은 항구히 교회를 거룩하게 하심으로써 그리스도 신자들이 한 성령 안에서 성부께로 가까이 가게됩니다. 성령은 교회를 온전히 진리에로 인도하시고 교류와 봉사로 일치시키시며 교계제도와 은사의 여러 가지 은혜로써 교회를 가르치고 지도하시며 당신 활동의 결실로 교회를 아름답게 꾸미십니다.

 

 성령은 복음의 힘으로 교회를 젊어지게 하시며 항상 새롭게 하시어 신랑이신 그리스도와 일치를 완성시키십니다. 성령과 新婦인 교회는 주 예수께 "오소서" 하십니다. 이로써 온 교회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일치에 바탕을 두고 모인 백성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교회헌장 4항)

 

 교회는 마리아의 깊은 성덕을 바라보고 그 사랑을 본 받으며 성부의 뜻을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스스로도 어머니가 됩니다. 과연 교회는 복음 전도와 성세성사로써 성령으로 잉태되어 하느님께로부터 태어나는 자녀들을 낳아 줌으로써 그들에게 불사의 새 생명을 줍니다. 교회는 또한 동정녀로서 신랑에게 바친 완전한 신의를 깨끗이 지키며, 주님의 어머니를 본받아 성령의 능력으로 처녀답게 완전 무결한 신앙과 굳은 희망과 진실한 사랑을 지니고 있습니다.(교회헌장 64항)

 

 굳이 이런 교회 문헌을 말씀드리지 않아도, 교회를 사랑하고 교회와 함께 생활하시며, 교회 안에서 기도하시며 신앙을 몸으로  증거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바로 그분들이 교회의 지체이며, 교회의 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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