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월)
(백)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아버지께서 보내실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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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5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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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2024-03-20 ㅣ No.170753

[사순 제5주간 수요일] 요한 8,31-42 “너희가 내 말 안에 머무르면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된다. 그러면 너희가 진리를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당신을 믿는 유다인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그 말씀에 유다인들의 신경이 날카로워집니다. 그들이 처한 상황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은 오랜 세월 동안 주변 강대국들로부터 침략을 받아왔고, 어떤 때에는 나라를 완전히 빼앗겨 강제로 먼 타국에서 종살이를 하기도했지요. 기근을 피해 들어간 이집트에서 그러했고, 억지로 끌려간 바빌론에서 그러했으며, 예수님 당시에는 로마의 통치 아래에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마음 속에 한 가지 희망을 품고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큰 민족으로 만들어주시겠다는 하느님의 약속을 굳게 믿으며, 그분과 맺은 계약에 따라 율법을 충실히 지키며 거룩하고 의롭게 살다보면 언젠가 예전의 영화를 되찾게 되리라고 기대했던 겁니다. 그런 유다인들에게 자기들을 자유롭게 하는건 ‘율법이 아니라 진리’라고 하시니 그들이 지닌 믿음의 근간을 흔드는 충격 그 자체였겠지요.

 

그래서 그들은 펄쩍 뛰며 예수님께 항변합니다. 자기들은 하느님으로부터 선택되고 축복받은 아브라함의 자손으로써 언젠가 큰 민족이 될 특별한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지금도 로마의 지배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그건 종살이를 하는게 아니라, 언젠가 올 해방과 번영의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 뿐이라고, 율법을 충실히 지키며 성실히 살다보면 하느님께서 자기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실 거라는 겁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자유롭게 된다’고 말씀하신 것은 외세에서의 해방이라는 세속적이고 정치적인 의미가 아니라 영적인 의미였습니다. 즉 그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믿고 따름으로써 죄를 용서받고 그 속박에서 풀려난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 죄의식에 짓눌려 주눅든 채 살지 않고, 하느님께 사랑받는 자녀라는 드높은 자부심 속에서 기쁘게 살게 된다는 것이지요.

 

우리 삶은 유한하기에 세상에서 보내는 시간은 언젠가 끝날 수 밖에 없지만 하늘나라에서 보낼 시간은 영원합니다. 그러니 세상에서 받는 물질적 사회적 속박을 푸는데에 연연할 게 아니라, 죄라는 더 큰 속박을 끊어내는데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래야 내 영혼이 자유로워져 하느님 나라를 향해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그런 참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방법으로 당신 말씀 안에 머무르며 그 안에 담긴 뜻을 실천하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진리’는 당신이 아버지로부터 듣고 우리에게 전해주신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또한 구원은 그 말씀에 따라 살아감으로써 죄의 속박에서 벗어나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런 이들만이 참된 기쁨과 평화 그리고 진정한 안식을 누리게 되는 겁니다. 그러니 더 이상 ‘죄의 종’으로 살아서는 안되겠습니다. 주님 말씀을 경청하고 마음 깊이 새기며 삶 속에서 실천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겠습니다. 말씀을 듣기만 하는 사람과 말씀대로 사는 사람 사이의 엄청난 격차는 나중에 하느님 나라에서 분명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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