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1일 (토)
(백) 부활 제6주간 토요일 아버지께서는 너희를 사랑하신다. 너희가 나를 사랑하고 또 믿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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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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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수 [fr1004] 쪽지 캡슐

2000-06-12 ㅣ No.1271

 

 

자장면

 

 

 

담배를 터프하게 피워야 멋있게 보인다고 생각하고

 

 

 

걸쭉하게 욕을 해야 잘 나가는 놈으로 보일 것이라

 

 

 

생각했고, 여자친구가 많아야 능력있는 놈으로 보일 것이라

 

 

 

생각했고, 등록금까지 모두 친구들을 위해 쓸 수 있어야

 

 

 

의리가 있는 놈이라 착각했던 나의 고딩시절.

 

 

 

 

 

나: (약간 인상을 쓰며) 야! 주머니들 털어봐.

 

 

 

 

 

 

 

태훈:(못마땅...) 난 500원.

 

 

 

성규:(자신있는 모습) 엉.난 100원.

 

 

 

 

 

 

 

나: (황당해 하며) 허 참... 그걸로 저녁을 어떻게 때우냐?

 

 

 

야 머리들 굴려봐라. 앵꼬인 밥통을 채워야 할 거 아냐?

 

 

 

 

 

 

 

돌 네개를 맞대고 한참을 궁리하던 중에 역시 조금더 소프트한 돌을

 

 

 

가지고 있던 제가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나: 흐흐... 우리동네에 짱깨집이 하나 있거덩?

 

 

 

여기서 가까우니까 거기 가서 밥통을 채우도록 하자.

 

 

 

 

 

 

 

애들: 으이구... 돈이 없는데 어떻게 먹냐니깐?

 

 

 

 

 

 

 

나: 뭘 어떡해? 일단 먹고 튀면 되지. 거긴 주인아저씨가

 

 

 

직접 배달을 하기 때문에 아줌마만 계실 때 후다닥 튀는 거지.

 

 

 

 

 

 

 

저의 말을 믿은 애들과 버스를 타고 우리동네의 짱깨집으로~~~

 

 

 

 

 

 

 

?짱깨집

 

 

 

 

 

 

 

나: (약간은 거만한 모습으로) 아줌마. 여기 탕수육부터 하나 주세요.

 

 

 

 

 

 

 

와구와구 허겁지겁 맛나게 음식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나: 아줌마. 이제 짬뽕하고 짜장면도 주세요.

 

 

 

아줌마는 고등학생인 우리들이 음식을 맛나게 먹는 모습이 보기 좋으셨던지

 

 

 

 

 

 

 

아줌마: 학생들이라 양을 많이 줬는데도 눈 깜빡 할 새에 먹어치우네...?

 

 

 

모자라면 더 줄테니까 천천히들 먹어.

 

 

 

 

 

 

 

나: 들었지? 얘들아? 더 먹으려면 천천히 빨리들 먹어~!!

 

 

 

 

 

 

 

음식을 먹을 때 까지는 전혀 걱정이 안 되었던 후의 사태가 배가

 

 

 

불러오면서 부터 걱정이 밀어닥치기 시작했습니다.

 

 

 

 

 

 

 

나:(소근대는 말투로) 우째 저 아저씨는 떡허니 지키고 계시지?

 

 

 

각본상으론 빨리 나가셔야 되는데...

 

 

 

 

 

 

 

애 들: (눈을 흘긴다)

 

 

 

 

 

 

 

나: 날 그렇게 보지마라.내가 이럴 줄 알았니?

 

 

 

그 때 청천벽력과 같은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저씨: 여보, 이제 그만 문 닫고 들어갈 준비합시다.

 

 

 

아줌마: 그래요. 애들도 다 먹었고 하니 청소를 해야죠.

 

 

 

 

 

 

 

나: 얘덜아 이거 어떡하냐?

 

 

 

애들: (여전히 못 마땅한 얼굴로) 어휴...

 

 

 

 

 

 

 

또 다시 시작되는 갈등. [이 상황을 어찌 해결할꼬...?]

 

 

 

[그래, 나혼자 총대를 메도록 하자. 아...거룩한 희생정신이여...]

 

 

 

 

 

 

 

나: 그럼 니들부터 먼저 나가라.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야속한 친구들은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형철아! 아주 잘 머거따]하며 나가고 말았습니다.

 

 

 

 

 

 

 

사정얘기를 할까...? 아냐. 저 아저씨 덩치 좀 보라지...

 

 

 

우리가 먹은 게 도대체 얼마야? 아마 엄마한테 연락하고

 

 

 

나를 막 패고 그럴게 뻔해. 아...어쩌지...?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도망치고 봐야지...

 

 

 

 

 

 

 

아저씨가 주방으로 들어간 틈을 타 슬쩍 일어섰습니다.

 

 

 

아줌마: 학생이 젤 나중에 가네...?

 

 

 

 

 

 

 

나: (출입구 쪽으로 걸어가며) 아줌마 여기 얼마예요...?

 

 

 

아줌마: (전표를 확인하려 머리를 숙인다)

 

 

 

 

 

 

 

때는 지금이다!! 토껴~!!!!!!!

 

 

 

 

 

 

 

문을 열고 후다닥 뛰기 시작했습니다. 계단을 내려와서 대로변으로

 

 

 

20초쯤 뛰었을까...? 나의 호기심이 내 머리를 뒤로 돌리게 했습니다.

 

 

 

 

 

 

 

악!!!!!!!!!!!!!!! 한손에 주방용 칼을 들고 쫓아오는 아저씨!!

 

 

 

 

 

 

 

잡히면 난 죽는다. 다리야 제발 더 빠르게 움직여다오.

 

 

 

아저씨: 서!! 안 서???

 

 

 

 

 

 

 

나: (음...아저씨 같으면 서겠어요?)

 

 

 

아저씨: 칼 던진다.

 

 

 

 

 

 

 

나: (푸하하! 칼을 던진다고 제가 맞나요?) (가만...이거 진짜로

 

 

 

칼을 던지면 어떡하지... 악! 상상하기 싫다)

 

 

 

 

 

 

 

아저씨: 서라니까!!

 

 

 

나:헥헥...(아저씨 음성이 꽤 가깝게 들리네...?)

 

 

 

 

 

 

 

뒤를 훽 돌아보는 순간. 아저씨보다 칼이 먼저 보였습니다.

 

 

 

정말 던질 태세로... 하지만 끝까지 난 도망쳐야 해.

 

 

 

도망... 우왕...아무래도 무섭다.

 

 

 

 

 

 

 

아저씨: 너 잡히면 가만 안 둔다. 서!!

 

 

 

나:(공포에 휩싸여서) 착착!!(제자리에 서!!하는 구령에 맞춰서)

 

 

 

 

 

 

 

아저씨의 무서운 흉기와 끈질긴 추격에 저의 도주가 끝이 났습니다.

 

 

 

꼴좋게 아저씨에게 귀를 잡힌채 다시 중국집에 들어가게 된 좋은생각...

 

 

 

 

 

 

 

아저씨: 야...이거 간이 부은 놈이네...

 

 

 

여보! 전화 좀 가져와봐.

 

 

 

 

 

 

 

나: (무릎을 꿇고) 아저씨 한번만 봐주세요.

 

 

 

정말 싹싹 빌었습니다.

 

 

 

아저씨: 이놈아! 배가 고프면 얘기를 하지. 도둑질을 하면 어떡해?

 

 

 

 

 

 

 

결국, 아저씨는 저에게 엄청난 잔소리를 하셨고, [내일 니 친구들

 

 

 

모조리 데리고 와!!] 하셨습니다. 다행히 집엔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다음 날

 

 

 

 

 

 

 

중국집이 거의 끝날 무렵 애들과 머쓱하게 다시 중국집을 찾았습니다.

 

 

 

아저씨: 책가방 방에다 갖다 놓고 나와.

 

 

 

 

 

 

 

우리들: (엉기적 엉기적)

 

 

 

아저씨: 어이! 주방! 내가 얘기한 거 가져와!

 

 

 

공포의 흉기 얘기를 들은 애들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습니다.

 

 

 

 

 

 

 

어머나... 뜻밖에 주방에서 나온 건 어제 본 탕수육과 여러가지

 

 

 

음식이었습니다.

 

 

 

 

 

 

 

아저씨: 나도 어렵게 살아봐서 배 고픈 걸 잘 안다.

 

 

 

너희들의 부모님께 연락해 혼을 내주려고 했으나

 

 

 

만약, 그렇다면 너희들은 어른들을 모두 다 나쁘게만

 

 

 

생각할 것 같아 멋진 아저씨도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기 위해서 너희들에게 음식을 먹이고 용서하기로 했다.

 

 

 

 

 

 

 

우리들: 아...저...씨...

 

 

 

 

 

 

 

아저씨: 또 한가지 내 약속할 것은 너희들이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배고플 땐 언제든지 와서 짜장면을 먹도록 해라.

 

 

 

다만, 나도 장사하는 사람이니 다른 애들한테는 소문내지 말도록...

 

 

 

 

 

 

 

아저씨는 정말, 그 다음에도 내미는 돈을 한사코 뿌리치시며

 

 

 

[약속은 약속이지. 계속 와 주는 것만 해도 아저씨는 기쁘다]하셨습니다.

 

 

 

 

 

 

 

세월이 흘러, 전 졸업을 했고 이사를 했지만 지금까지 그 중국집을

 

 

 

가끔 찾고 있습니다. 물론, 아저씨 아주머니도 저를 반갑게 맞이해

 

 

 

주시곤 합니다.

 

 

 

 

 

 

 

얼마전에 그 중국집을 가보니 카운터 위에 위촉장이 있더군요.

 

 

 

[청소년 선도위원]이란...

 

 

 

 

 

 

 

또 하나 저를 감동시킨건, 한달에 한번씩 노인들을 위해서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고 계신다고 하셨습니다.

 

 

 

 

 

 

 

아저씨:이놈 아직도 장가 안 가?

 

 

 

 

 

 

 

나: 아저씨 공포의 흉기로 저를 장가보내시게요?

 

 

 

아저씨: 하하...

 

 

 

 

 

 

 

옛날보다 배가 많이 나오신 아저씨는 아직도 돈을 한사코 받지 않습니다.

 

 

 

해서, 늘 테이블위에 식대를 올려놓고 나오지만 다시 그 중국집을

 

 

 

갈 때면 아저씨는 항상 [돈은 왜 놓고 가?]하시며 제가 시킨 메뉴 말고도

 

 

 

다른 메뉴까지 주십니다.

 

 

 

 

 

 

 

이 아저씨 어때요? 참 멋있죠? 저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청소년의 한번의 탈선을 엄격한 법의 논리로, 또한 어른들의 냉정한

 

 

 

잣대로 그들을 심판하는 것보다 한번의 따듯한 관심이 한번의 따듯한

 

 

 

배려가 어쩌면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지름길이 아닐까...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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