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0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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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인생은 아름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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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민 [paxmin] 쪽지 캡슐

1999-08-02 ㅣ No.231

 

어느 거짓말장이 아버지의 교훈

 

 우리 삶의 아픈 이야기를 담아내는 영화를 난 좋아한다. 뭔가 답답한 곳을 건드려주는 긴장..그리고 감동. 그래서인지 대부분 그러한 영화들은 진지하다. 물론 난 그런 진지함을 사랑한다. 그런데, 한참 웃다보면 가슴이 찡해지는.. 그런 영화가 있다.

 "인생은 아름다워"  제목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배경(2차 세계대전)에다 장르는 코미디. 글쎄 이래서 영화가 될까? 코미디 영화에 대한 선입견-내가 진지함을 사랑한다고 했었지-을 가지고 있는 내게 조금은 불안한 마음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인생이 아름다우려면 감동이 있어야지. 감동! 근데 이게 뭐야. 하루 종일 웃길려고 그러나? 어라~그래도 좀 재미는 있네? 음,'탱크 따먹기'라..참 말도 안되는군..그러면서도 영화는 그 황당함을 조금도 양보하지 않았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눈물이 핑 돌더라. 그래 인생은 정말 아름다운거야.

 

 하나. 이 영화에 대해 오해할 수 있는 것 몇가지

 

 주인공 귀도는 끝까지 아들 조슈우에게 거짓말을 한다. 세상에 아버지가 어떻게..그래서 바른 생활 어린이를 위해서라면 이 영화는 대단히 교육적(?)이지 못하다.

 게다가 2차 세계 대전이라는 인류 역사의 큰 상처를 너무 '웃기게' 묘사한다. 그런 점에서 전쟁의 참혹한 현실을 겪은 호국 시민들을 화나게도 한다. 전쟁이 무슨 어린애 장난인줄 아냐고..그렇게 말이다.

 또 거기다가 이야기 구성은 왜 그렇게 엉성해. 현실성도 없고. 세트도 너무 표 나잖아. 돈 좀 들이지 말이야. '타이타닉'도 안봤나?  그래, 시력 1.5 이상이 되는 일부 영화 매니아들의 심기를 조금 불편할 수도 있겠구나.

 

 둘. 그 오해에 대하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베니니 아저씨의 과장된 몸짓이 무언가를 끊임없이 얘기하고 있다고 믿는다. 이 영화를 전쟁의 아픔을 다루는, 혹은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는 스토리의 헐리우드 영화로 오해한다면.. 로베르토 베니니의 속삭이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감독은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만 볼 수는 없잖아?  그 달이 뭘까?  나는 '사랑'과 '희망'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말이 있더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자기 자신을 희생하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다.

  희망만큼 사랑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없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이 말을 생각하면 영화를 다시 한번 보는 듯하다. 아버지는 자신의 아내와 아들을 사랑했고, 그래서 희생을 한다. '사랑을 위하여' 물론 그 희생이란게 계속되는 거짓말이었을지라도, 그것은 어쩌면 그 상황에서 할 수 있었던 아버지의 마지막 선택이었으리라. 그래서 죽으러 가던 '귀도'의 웃음은 그렇게 행복했나보다. 그리고 그 웃음은 희망, 바로 '희망'이 있었기 때문일거야. '희망'을 가지면 빛이 찾아든다고.. 마침내, 그 '희망'은 진짜로 탱크를 타고 환하게 웃는 아들 '조슈아'의 모습에서 더 이상 꿈이 아니다.

 누군가 말했지. "희망이 없으면 희망을 만들며 간다"고..'귀도'는 바로 그런 인물이다. 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희망을 만들어 가는 모습은 얼마나 아름답던가!!

 

 그리고, 한 가지 더!

 

"성당은 재미없다"라는 근거없는 말이 있는데..사실 그렇기도 하다(?). 단적으로 미사 전례만 해도 그렇다. 하느님을 찬미하는 미사라지만 늘어지는 노래에, 진지 그 자체인 강론, 무엇보다 '잔치'에 초대받은 이들의 그 굳은 표정. 물론 중요한 것에 대한 태도가 진지하고 때론 심각도 해야겠지만, 웃으면서 즐기면서 기쁘게 그것을 대할 수는 없을까?  

 그에 대한 갈증을 난 이 영화에서 만날 수 있었다. "진지함에 대한 접근 방식", 아~ 때론 저렇게 할 수도 있구나. '귀도'의 천진난만한 웃음처럼 말이야. 어쩌면 그것은 무엇보다 내 자신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다. 현실의 장벽을 진지하고 심각하게만 받아들이려고 하다보니-세상 걱정 혼자 다하는 것처럼- 생각이 많아지고..답답했는데.. 우리 거짓말장이 아버지는 얼마나 즐겁게 풀어가던가? 희망이 없다고? 그러면 '희망'을 만들면 되지. 안그래? 푸하하 히히히..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던 그이의 모습은 그래서 더 아름답다. 그리고 자꾸만 메말라가는 우리네 세상에 대고 아주 작게 속삭이는듯 하다. 그래도,그래도! 인생은 아름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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