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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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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임 [rmskfk] 쪽지 캡슐

2017-11-20 ㅣ No.2273

칠레 영화 헛소동,

Aqui no ha pasado nada, Much Ado About Nothing, 2016


이 영화는 실화란다.

아니 어쩌면 이 헛소동은  칠레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서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아닐까 싶다.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

속된 말로 '짜고치는 고스톱'과 같다고나 할까? 

 

 

이 세상은 어쩌면 법 앞에선 진실이 다가 아닐 수도 있다. 

진실보다는 어쩌면 그것이 나에게 유리한가, 불리한가? 

이것이 더 중요한 것 아닐까 싶다. 


비센테의 삼촌이 이야기한다. 

진실이 진실을 증명할 수 없다.

증명할 수 있어야 진실이다. 


그러고 보면 맞는 말인 것 같다. 

비센테는 운전하지 않았다.

비센테가 운전하지 않은 것은 진실인데도 그 진실을 진실은 증명할 수 없었다. 

나머지 4명의 친구들이 비센테가 운전했다고 증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목이 왜 헛소동인지 이해가 된다. 

비센테와 그의 가족이 처음에는 진실 그대로 자신은 운전을 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려 

무척 애를 썼다. 그러나 그렇게 애썼던 모든 것들이 결국 헛소동이라는 의미로 다가왔다.


어느날 비센테는 아나를 보고 첫눈에 반했고, 아나를 통해 칠레 상의 1%에 속하는 2세 그룹

들과 어울려 놀게 되었다. 그들과 파티에서 술을 만취상태로 마시고 해변가에서 불꽃놀이를

하고 가던 중에 교통사고가 나게 된다. 사실 그때 운전한 사람은 비센테가 아니었다. 교통사

고를 낸 친구는 그 즉시 자신의 아버지한테 연락을 취했고, 칠레 상의 1% 속한 그들은 대단

한 변호사를 앞세우고 나타나게 된다. 


그리고 비센테의 친구들은 한결같이 비센테가 운전을 했다고 증언하고 있었다. 처음에 비센테

의 가족들은 비센테가 운전을 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려 무척 애를 썼다. 그러나 비센테의 삼

촌이 고백하고 있듯이 진실이 진실을 증명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증명할 수 있어야 진실이라

고 인정해 주는 게 이 세상이기 때문이다. 


한 차에 같이 타고 있었던 네 사람이 모두 비센테가 운전을 했다고 증언하고 있으니 ... 아무리

비센테가 운전하지 않은 것이 진실이라 해도 그 진실을 진실이 증명해 줄 수 없었다. 그리고 결

국 진짜 운전한 측 변호사가 비센테를 찾아와 이야기를 한다. "가끔 진실을 숨기는 편이 좋을 때

가 있지!" 하면서 ...


결국 비센테와 그의 가족은 어떤 선택이 자신들에게 유리할지에 대해서 식별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끝내 비센테와 그의 가족은 진짜 운전한 측 변호사의 말에 따랐다. 비센테는 결국 하지도

않은 운전을 했다고 증언하였다. 진실을 숨기는 것이 자신에게 진실을 증명하는 것보다 더 손실

이 작고 유리하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가끔 진실을 숨기는 편이 좋을 때가 있지!"라고 말했던 변호사가 비센테를 만나 이런

대화를 나누었다. 


- 네가 비센테구나 

- 네 

- '낙타' 루이스의 아들 

- 맞아요. 

- 아빠를 쏙 빼닮았네 

- 네 아빠랑 칠레 법대 동기야. 사법고시도 같이 봤어. 

  그땐 꽤 친했지. 관심사는 달랐지만 

  난 형사쪽이고 네 아빤 상법쪽이었어 

  어쨌든 말이다 법조인으로 성공하려면 피아노를 잘 치는 손이 있어야 해

  네 아빠는 확실이 그게 있었지 

  낙타한테 부족한 건 페달을 밟을 발이었어 

  이해되니? 

- 아니요. 

- 피아노는 손으로 치는 거잖아 

  민첩하고 예민하고 섬세한 손이 필요하지 

  하지만 발도 필요하거든 

  피아노에 페달이 세 개인 거 아니? 

  좋은 연주자는 발을 잘 쓰지 

  그건 배우는 게 아냐 혼자 터득해야지 

  페달은 좋은 음악에 색을 더해 준단다. 

  음을 길게 늘이거나 스타카토로 자르는 거야 

  그걸 알아야 해 

  책이나 선생한테 배울 수 있는 게 아니야 

  형법도 마찬가지로 쉽게 배울 수 없는 부분이 있지 

  법을 이용할 때도 페달을 쓸 줄 알아야 해 

  법률의 회색지대를 유용하게 쓰려면 말이지●


무엇을 위한 법인지 참으로 아이러니다. 

법의 회색지대를 유용하게 잘 쓰는 사람이 훌륭한 변호사라니 ...

법이 약자를 위해서, 진실을 위해서 있는 게 아닐 수도 있다. 

지금 이 세상은 어쩌면 ...


영화의 중간에 이런 부분이 나온다. 

비센테가 자신이 운전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 친구 집을 방문한다. 그러나 친구는

집에 없었다. 비센테는 친구를 찾아 그 집에 들어갔고 그 집에서 책을 하나 집어들고 읽는다.


마르셀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게르망트쪽' 

남의 불행에 대한 연민은 아주 모호한 것이다.

따라서 상상만으로도 고통스럽고 잔인한 

사악함은 어쩌면 악인의 마음속에 있지 않고 ...

 

'사악함은 어쩌면 악인의 마음속에 있지 않고 ..."

이 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조금 이해가 되었다.

비센테는 결국 ... 자신이 하지도 않은 운전을 했다고 증언하였다.

비센테의 마음은 엄마와 친구가 말했듯이 순진하고 순수했는데 말이다.

그러므로 사악함은 어쩌면 악인의 마음속에 있지 않고 ...

손익계산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었을까 싶다. 

계산을 잘 해서 나에게 가장 유리한쪽을 선택하는 것에 ...

결국 밝힐 수도 없는 진실을 밝히려고 애썼던 게 헛소동이라는 의미 ...●

 

감독 : 알레한드로 페르난데즈 알멘드라스

출연 : 아구스틴 실바, 폴리나 가르시아, 리 프리드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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