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시작과 끝이 있는 시간 속에서 걸어가는 존재
산타 마르타의 집 아침미사(02/02/2018)
“우리는 영원한 존재도, 하루살이 존재도 아닙니다. 우리는 시작과 끝이 있는 시간 속에서 걸어가는 존재들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다윗의 죽음에 대해 말하는 열왕기 상권에서 영감을 얻어 우리 모두에게 현재의 순간에 “갇힌 채” 남아 있지 말라며, “자신 안에 갇혀 있지” 않기 위해 “시간의 감각에 대한 은총을 청하고 구하라”고 권고했다.
죽음은 현실이다
교황은 “죽음은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현실”이라며 “먼저 오건, 나중에 오건, 어쨌든 죽음은 온다”고 말했다.
"그러나 생명을 부여잡으려는 순간의 유혹이 있습니다. 미래 없는 순간의 이기적인 미로로 이끌려 반복에 반복을 거쳐 헤매는 순간의 유혹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우리 모두는 삶의 여정이 죽음으로 끝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교회는 항상 우리의 목적, 곧 죽음을 성찰하게 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죽음은 유산이다
교황은 “나는 시간의 주인이 아니다”라고 “되뇌는 게 도움이 된다”고 권고했다. 왜냐하면 “인생을 아무 의미 없는 순간의 고리로 연결된 사슬처럼 생각하는 환상으로부터 우리를 구해주기 때문”이다.
이어 교황은 “나는 앞을 바라보고 걸어가고 있지만”, 죽음은 “유산(eredità)”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물질적 상속의 의미가 아니라 증거(testimonianza)라는 의미에서다.
“만약 하느님께서 오늘 나를 부르신다면, 어떤 유산을 남길지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나는 삶의 증거로 어떤 유산을 남길 것인가? 이는 유익한 질문입니다.
따라서 우리 모두가 준비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가운데 그 누구도 ‘유해(reliquia)’로 남아 있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유해로 남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는 이 (삶의) 여정에서 떠날 것입니다.”
죽음은 기억이다
끝으로 교황은 “죽음은 기억”이라며, 동시에 “예상되는 기억”이라는 점을 묵상하자면서 강론을 마쳤다.
“내가 죽는다면, 오늘 삶의 방식 안에서, 오늘 내가 할 결정 안에서, 나는 지금 무엇을 하기를 바랄까? 이는 오늘의 순간을 밝혀주는, 예상되는 기억입니다.
내가 매일 해야 할 선택들은 죽음이라는 현실로 밝혀져야 합니다. 죽음을 향해 걸어가고 있음을 느끼는 건 모두에게 좋은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