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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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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21-07-04 ㅣ No.222908

 

까치밥을 남겨 두는 애틋한 그 마음

 

장편소설 '대지'1933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펄 벅' 여사의 한국사랑은 유명합니다.

그녀는 중국에서 선교 활동을 했던 부모님을 따라 약 40년을 중국에서 보냈음에도,

평생 한국을 가슴 깊이 오래오래 사랑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작품 '살아 있는 갈대'에서 다음과 같이 한국에 대해 예찬했습니다.

'한국은 고상한 민족이 사는 보석 같은 나라다.'라고.

 

또 그녀가 남긴 유서에는 '내가 가장 사랑한 나라는 미국이며,

다음으로 사랑한 나라는 한국'이라고 쓰여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녀가 이렇게 한국에 대한 애정이 생긴 계기는

1960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 있었던 몇 번의 경험 때문이었습니다.

 

여기에 이미 소개해드렸던 '짐은 서로 나누어지는 것'이라는 소재로,

편리함과 합리성을 따지기는커녕 오히려 소와 함께 짐 나누어 가는 농부 모습에

감탄한 그녀의 이야기를 우리는 읽고 함께 공감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야기가 있는데 이 '까치밥'에 얽힌 일화입니다.

 

어느 날 그녀는 따지 않은 감 하나가 딸랑 높은 나무에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고는,

그 이유가 몹시도 궁금해 물었습니다.

"저 높이 있는 저 감은 정말 따기가 힘들어서 그냥 남긴 것이겠군요?"

그러자 우리네 순박한 아주머니는 아주 태연히 질문에 답했습니다.

"아닙니다. 저건 까치밥이라고 합니다. 겨울새들을 위해 저렇게 남겨 둔 것이지요."

 

이 대답에 그녀는 너무도 감동하여 탄성을 지르며 말했습니다.

"내가 한국에 와 보고자 했던 것은 고작 고적이나 왕릉이 아니었어요.

이것 하나만으로도 저는 한국에 정말 잘 왔다고 생각해요!"

 

감이나 대추를 따더라도 까치밥은 겨울새들을 위해 남겨 두는 마음,

지극히 작은 생명 하나라도 배려하는 고상한 민족이 바로 우리 한민족이었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봄철에 씨앗을 뿌릴 때도 반드시 셋을 뿌렸습니다.

하나는 하늘의 새에, 또 하나는 땅의 벌레에, 그리고 나머지는 자신에게 말입니다.

그렇게 모두가 함께 나누려고 굳이 셋을 뿌렸습니다.

 

펄 벅 여사는 끝내 이렇게 말했답니다.

이 질서 있는 나눔의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한국의 모습을 결정한다.”라고요.

 

그렇습니다.

세상이 빠르게 변했다 탓하지 말고 나부터라도 먼저 변하면 됩니다.

예전 우리네 선조들의 까치밥 풍습에서, 그 애틋한 나눔에 다시금 생각해 봅시다.

 

나눔, 그것은 사랑입니다.

그 사랑은 결국은 나를 위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행복한 감동을 서로에게 애틋하게 나누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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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밥,펄 벅,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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