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극ㅣ영화ㅣ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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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톨릭: 뮤지컬: 이름 없는 자리에서 부르심에 응답하다, 뮤지컬 스윙 데이즈 암호명 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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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톨릭: 뮤지컬] 이름 없는 자리에서 부르심에 응답하다 뮤지컬 〈스윙 데이즈_암호명 A〉 작 김희재, 각색 · 작사 박해림, 작곡 제이슨 하울랜드
넘버 ‘미스터 갬블러’에서 “그는 미스터 갬블러, 판을 이끌어가, 어떤 승부에서도 길을 찾아가”라는 후렴은 처음엔 가벼운 유흥의 노래처럼 들리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그 승부가 실은 자신의 전부를 거는 일이었음이 드러납니다. 그는 작전이 성공할지, 그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알지 못합니다. 살아 돌아올 것이라는 보장도, 자신의 이름이 훗날 기억될 것이라는 약속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걸음을 내딛습니다. 두려움을 이긴다는 것은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두려움을 고스란히 안은 채로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임을 그는 온몸으로 보여줍니다.
극의 마지막, 이 작전에 참여한 한국인 열아홉 명은 모두 알파벳 암호명으로만 불렸고, 그들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90년대, 그들이 모두 세상을 떠난 뒤였다는 자막이 남습니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이름으로 살다 간 이들의 이야기는 “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마태 6,3)는 말씀을 떠올리게 합니다. 세상에 드러나지 않아도 하느님만은 알고 계시는 선행과 희생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이름 없는 헌신이 모여 오늘의 자유를 이루었다는 사실을 이 작품은 조용히 증언합니다.
이 작품을 보며 그물을 버리고 주님을 따라나선 어부들과, 갈 곳을 알지 못한 채 떠난 아브라함을 떠올렸습니다. 그들 역시 무엇이 기다리는지 알지 못한 채, 손에 쥔 것을 내려놓고 낯선 부르심을 향해 발을 뗐습니다. 오래 쌓아 온 것을 내려놓고 더 큰 부름 앞에 자신을 내어놓았다는 점에서, 일형의 걸음은 그들의 걸음과 다르지 않습니다.
믿음이란 결과를 다 알고 나서 내딛는 걸음이 아니라, 알지 못함에도 내딛는 걸음임을 이 작품은 조용히 일러줍니다. 그 응답은 언제나 승리나 영광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은 채 묻힐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그 끝을 알 수 없는 오늘의 부르심 앞에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2026년 8월 9일(가해) 연중 제19주일 서울주보 4면, 김한솔 데레사(뮤지컬 작가)] 0 4 0 |
| 번호 | 제목 | 등록일 | 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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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윙 데이즈_암호명 A(에이)’(작 김희재, 각색·작사 박해림, 작곡 제이슨 하울랜드)는 1945년, 일제 강점기 말의 조선과 ‘냅코 프로젝트’를 배경으로 한 작품입니다. 존경받는 기업인 유일형은 오랫동안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조용히 독립운동을 후원해왔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그는 뒤에서 돕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 작전에 뛰어들기로 결심합니다. 그의 앞에는 중국계 미국인 의사 호메리와 약속한 미래, 오랜 시간 일구어 온 사업, 그리고 무엇보다 안전한 삶이 놓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 모든 것에 등을 돌리고, 자신의 이름마저 지운 채 ‘암호명 A’로 살아가기로 결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