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8일 (일)
(녹) 연중 제13주일(교황 주일) 십자가를 지지 않는 사람은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너희를 받아들이는 이는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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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동기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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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영 [libravenus] 쪽지 캡슐

2021-12-30 ㅣ No.100461

믿음에 관하여..

 

 

미사 참례를 위하여 성당에 오고 가다 많은 신자분들을 보고는, 가끔 이런 궁금증을 갖습니다.  

 

저분들이 하느님을 믿게 된 동기는 무엇일까 ?’ 사실은 종교를 갖게 된 저마다의 사연이 궁금했던 겁니다. 아마

 

도 그게 드라마틱 할 거란 짐작 때문입니다.

 

 

저에게도 드라마틱한 사연이 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그 사연이 과연 내가 하느님을 믿게 된 동기인지 캐 보

 

기 시작했습니다. 하여, 동기는 맞지만 그 동기에 능동적으로 반응해서 하느님을 믿게 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

 

습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하느님의 계략에 빠진 것이지요.

 

 

저는 독서단원으로서 말씀 전례를 위해 독서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독서대에 서있는 낯선 나를 보고는 가끔 

 

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 어쩌다 내가 여기에…? ‘ 하며 말이죠. 이 의문에 나름 대로 찾은 답은 이런 거 였습니

 

. 독서단 봉사 인원이 모자라 단원 누군가가 봉사자 좀 보내 달라고 허구한날 하느님에게 기도 해 결국 하느님이 들

 

어 주신 겁니다.

 

 

하느님은 저 멀리서 빈둥거리고 있던 제 매가지를 끌고 오셔서 독서단에 넣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놀라운 사실을 알

 

게 됐습니다. 하느님은 저를 쓰시기 위해 30년 전부터 저를 준비해 두셨던 것이지요.

 

 

독서 단원 되기 대략 30 년 전. 명동성당 앞 골목 주점에서 자칭 사이비 천주교 신자인 친구 놈하고 소주를 마시고 있

 

던 중 그 놈이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 나더니, “ 아차 ! 오늘이 주일이지.. “ 하며 코앞 명동성당으로 달려가 

 

뛰쳐 들어가더군요. 저는 놈에게 할당된 술값을 받아내려고 놈의 뒤를 쫓아 들어갔습니다.

 

 

빨려 들어 가듯이 성당에 들어가자 마자 저는 갑자기 정신을 반 정도 잃었습니다. 순간적으로 무중력 상태에 있는 것

 

처럼 중심을 잡기도 어려웠습니다. 마시다 만 술기운 때문이 아니라 천사들의 노래가 비단천처럼 온 몸을 휘감았기 때

 

문이었습니다. 차라리 압도당했다는 말이 맞을 겁니다. 정신차렸을 때는 그 게 미사 전 성가대가 연습 중인 성가였던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현상은 제가 정말로 천사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확신을 갖게 된 것이지요. 정말 이상하죠 ? 성가대 성

 

가가 분명한데 그걸 천사의 목소리로 확신하다니요.. 저의 믿음은 이렇듯 황당하게 왔습니다. 30년 후 저를 독서단에 

 

넣으려는 하느님의 계략의 시작이었던 겁니다. 신학자들은 이 계략을 섭리라고 하더군요.

 

 

경망스럽게도 하느님의 섭리를 계략이라고 표현한 것은 요즘 독서단 봉사가 좀 힘들어서 그런 것이니 나무라지 않았으

 

면 좋겠습니다. 하느님도 제가 힘들어 투정 부리는 거 아시고 계략이라고 써도 좋다고 하셨습니다.

 

 

요즘은 신자분들을 보면 이런 생각을 합니다. ‘ 저 분들은 모두 하느님이 부르신 분들이다. ‘

 

저마다의 동기가 무엇이든 그 동기에 의해 자발적으로 믿음을 갖게 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하느님의 의지대로 선택

 

하셨기에 믿음을 갖게 됐다는 의미와 같습니다.

 

 

혹 믿음이 흔들린 적이 있으신가요 ? 걱정하지 마십시오, 흔들리는 것은 여러분의 마음이지 하느님이 주신 믿음이 아

 

니니 말이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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