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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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유딧을 넘보는 홀로페르네스 / 유다를 구원[2] / 유딧기[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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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22-05-25 ㅣ No.155292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6. 유딧을 넘보는 홀로페르네스(유딧 12,7-20)

 

이렇게 유딧은 그 진영에 사흘을 아무 일없이 머물렀다. 그러면서 밤에는 배툴리아 골짜기로 나가 진영에 있는 샘에서 몸을 씻었다. 이 목욕은 이교도들 사이에서 지냄으로써 불길한 징조를 씻어 내는 구실을 한다. 소위 율법에 따라 사흘간의 정결례를 치루는 것이다. 물에서 올라와서는,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 자기의 길을 이끄시어 자기 백성이 다시 일어서게 해 주십사고 간청하였다. 그만큼 그녀의 이런 행동은 어떤 중차대한 일을 목전에 둔 이로서는 아주 단호한 것이었다. 그만큼 적진에서 머무는 유딧은 자기 동족인 히브리인의 구원을 위해 피를 말리는 시간이었다.

 

그러고 나서 그녀는 정결한 몸으로 천막에 들어가, 저녁에 음식을 가져올 때까지 그 안에서 지냈다. 이렇게 그녀는 목욕재계에 이어 단식까지를 한다. 통상 단식은 해가 질 때까지는 아무것도 먹지를 않는 것이다. 아무튼 유딧은 우찌야를 포함한 원로들의 이해를 충분히 구하고는 적진에 무사히 들어왔다. 그리고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홀로페르네스를 만나서는 당당하게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고는, 겉으로 보기에는 마치 자기 집 드나들 듯 적진에서 평소의 기도까지 드릴 수가 있었다. 이는 다 그녀 자신만의 깊디깊은 신심에다, 하느님의 당신 백성에 대한 배려이기도 했을 것이다.

 

이렇게 유딧이 대장군의 진영에 머무는 나흘째 되는 날에 홀로페르네스는 자기의 종들만을 위한 연회를 열었는데, 군대의 장교들은 단 한 사람도 부르지 않았다. 마치 어떤 비밀스런 일을 벌일 목적으로 초청자들의 수를 최소한으로 줄인 것이다. 그리고 자기의 모든 개인 용무를 관리하는 내시 바고아스에게 말하였다. “가서 네가 돌보는 히브리 여자더러 우리에게 와서 함께 먹고 마시자고 설득하여라. 저런 여자와 놀아 보지도 않고 그대로 돌려보내는 것은, 우리에게 수치다. 우리가 그녀를 꾀지를 않으면, 저 여자가 우리를 비웃을 것이다.”

 

그리하여 홀로페르네스 앞에서 물러 나온 바고아스는, 유딧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 마치 아양을 떠는 투로 달래는 듯이 말하였다. “오늘 아름다운 처녀는 주저하지 말고 내 주인님께로 가서, 그분 앞에서 영광을 누리며, 우리와 함께 한껏 즐겁게 술을 마시도록 하시오. 그러면서 오늘은 네부카드네자르 님의 왕궁서, 마치 시중을 드는 정녕 아시리아의 자손의 딸 같은 여자가 되어보시오.” 그러자 유딧이 홀로페르네스의 모든 개인 용무를 관리하는 내시 바고아스에게 단도입적으로 화답하였다. 누가보아도 그럴 듯하게 보였다. 마치 서로가 서로에게 기다리기나 한 요청과 응답 같았다.

 

종인 제가 과연 무엇이기에 저의 주인님을 거절하겠습니까? 그분의 눈에 드는 것은 무엇이든지 곧바로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죽는 날까지 저의 기쁨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유딧은 일어나 옷을 차려입고 온갖 여성 장신구로 치장을 하였으며, 그녀의 여종은 먼저 달려가서 홀로페르네스 앞 바닥에 그가 앉을 양가죽을 보기 좋게 깔아 놓았다. 그 가죽은 식사할 때에 기대어 앉기도 하면서, 날마다 쓰라고 바고아스가 그녀에게 선심용 선물로 준 참으로 것이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이윽고 온 남정네의 시선을 마치 휘잡을 모습을 한 유딧이 들어가 앉았다.

 

그러자 유딧 때문에 홀로페르네스의 마음은 들뜨고 정신은 아뜩해졌다. 이렇게 그는 유딧과 동침하고픈 강렬한 욕망에 사로잡혀, 어쩌면 잠시 이성을 잃은 맹수 같아 보였다. 이는 그녀의 자태를 처음 본 그날부터 유혹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던 자로서의 최후의 성적 발동의 기회로 여긴 이의 본능적인 자세였다. 이윽고 홀로페르네스가 유딧에게, “, 술을 마시며 우리와 함께 즐겨라.” 하고 말하자, 유딧이 대답하였다. “저의 주인님, 주인님의 뜻이라면 그럼 마시겠습니다. 제가 태어난 이후 오늘 저의 삶이 다른 그 어느 날보다도 영광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이 말에 홀로페르네스나 주위의 내시 등 여러 시종은 마치 신랑 신부의 연회석에 함께한 기분으로 들뜨고 있었다. 조국의 흥망을 한 몸에 움켜 쥔 유딧, 단지 그날 밤 한 여자와의 흥분만을 그리고 그리는 홀로페르네스, 그리고 그 둘에게 주어진 운명의 긴 밤은 시작되었다. 연회의 분위기가 최고조로 나아가면서 유딧은 자기 여종이 준비한 것만을 받아서는 먹고 마셨다. 그렇지만 홀로페르네스는 제 홀로 기뻐하면서 주는 대로, 받는 그 기분대로, 포도주를 무척이나 많이 마셨다. 그가 태어난 뒤로 그렇게 마신 적이 단 하루도 없었다.

 

아무튼 홀로페르네스는 유딧과 동침하고픈 강렬한 욕망에만 눈이 뒤집혀, 마치 이성을 잃은 이나 다름이 없었다.[계속]

 

[참조] : 이어서 ‘7. 적장의 목을 벤 유딧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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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툴리아,히브리인,우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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