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21일 (목)
(백)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이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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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7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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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10:43 ㅣ No.189716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그물이야기를 두 번 하셨습니다. 하나는 루가복음 5,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라.” 하신 말씀이고, 다른 하나는 요한복음 21, 부활하신 예수님이 티베리오 바다에서 배 오른편에 그물을 던지라하신 장면입니다. 먼저 루가복음 5장에서, 베드로와 동료들은 밤새도록 수고했지만, 아무것도 잡지 못했습니다. 그물은 이미 씻고 있었고, 마음은 지쳐 있었을 것입니다. 그때 예수님이 말씀하십니다.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사실 이 말씀은 어부의 상식과는 맞지 않습니다. 밤새도록 해봤고, 자기 전문 분야인데, 지금은 낮이고, 상황도 안 맞습니다. 우리의 삶에도 이런 순간이 있습니다. “나는 이미 다 해봤다. 더 이상 할 게 없다. 소용없다.” 기도도, 섬김도, 관계 회복도, 이미 노력해 봤지만, 안 된다고 느끼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베드로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깊이보다 의지입니다. 깊은 데로 가는 것은 방향의 변화이고, 말씀에 의지하는 것은 중심의 변화입니다. 주님이 우리에게도 말씀하십니다. “얕은 곳에서 머뭇거리지 말고, 네 믿음의 깊은 데로 나아가라. 상식과 경험만 의지하지 말고, 내 말씀에 의지하여 다시 그물을 내려 보라.” 우리가 두려워해서 가지 않던 깊은 곳은 어쩌면 정직하게 회개하는 자리일 수 있고, 누군가를 진심으로 용서하는 자리일 수 있고, 말씀 앞에 내 생각과 계획을 내려놓는 자리일 수 있습니다. 그 깊은 곳으로 들어가야, 주님이 준비하신 풍성한 어획을 경험하게 됩니다.

 

요한복음 21장을 보겠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지만, 제자들은 여전히 혼란스러웠습니다. 베드로는 다시 옛 일상, 옛 직업인 고기잡이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상황은 예전과 똑같습니다. “밤이 새도록 수고하였으나 아무것도 잡지 못한자리입니다. 그때 부활하신 예수님이 물으십니다. “얘들아, 너희에게 먹을 것이 있느냐?” 그리고 이어서 말씀하십니다. “배 오른편에 그물을 던져라.” ‘오른편은 단순히 방향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자리를 상징합니다. 같은 바다, 같은 배, 같은 그물, 같은 밤이었지만, 말씀 한마디에 순종하자,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그들은 그물을 들 수 없을 만큼 많은 고기를 잡게 됩니다.

 

우리도 종종 이렇게 말할 때가 있습니다. “환경이 바뀌어야 합니다. 사람들 태도가 달라져야 합니다. 직장, 가정, 교회 상황이 좋아져야 뭔가 달라집니다.” 하지만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네가 서 있는 그 자리에서, 내가 말하는 오른편으로 그물을 옮겨 보지 않겠니?” ‘오른편으로 옮긴다는 것은 조금 더 편한 쪽이 아니라, 주님이 기뻐하시는 방향으로 선택을 바꾸는 것입니다. 내 고집을 고집하는 쪽이 아니라, 말씀을 따라가는 쪽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같은 가정, 같은 직장, 같은 교회, 같은 일상이지만, 조금만 방향을 돌려 오른편에그물을 던질 때, 그때부터 우리는 내가 아는 바다, 내가 아는 인생이 아니라 주님이 마련하신 은총의 자리를 경험하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베드로. 나를 사랑하느냐?’ 베드로는 예수님께 말씀드립니다. ‘, 주님 사랑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다시 베드로에게 말씀하십니다. ‘내 양들을 잘 돌보아라.’ 예수님께서는 같은 질문을 3번 하십니다. 베드로는 3번 대답하면서 마음이 슬퍼졌습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의 마음을 충분히 아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예수님께서 3번 질문하신 이유를 묵상해 보았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베드로가 닭이 울기 전에 예수님을 3번 모른다고 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의 배반을 충분히 용서하셨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사명을 주십니다. ‘내 양들을 잘 돌보아라.’

 

세례를 통해서 우리는 과거의 죄를 용서받고,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납니다. 과거에서 현재로 넘어오는 것입니다. 우리는 영원한 생명이라는 미래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 길은 부귀, 명예, 권력에 있지 않습니다. 희로애락의 세상사에 있지 않습니다. 우리를 내신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할 때 우리는 영원한 생명이라는 미래의 문을 열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부활과 성령의 빛으로 저희에게 영원한 생명의 문을 열어 주셨으니 이 큰 선물을 받은 저희가 굳은 믿음으로 더욱 열심히 하느님을 섬기게 하소서.” 주님은 오늘 우리 각자에게 말씀하십니다. “깊은 데로 가서, 배 오른편에 그물을 던져라. 너의 상식과 경험을 넘어, 내 말씀을 신뢰하며 순종해 보아라.”

 

우리의 기도가 이렇게 되면 좋겠습니다. “주님, 제가 머뭇거리던 깊은 데로 나아가게 하시고, 제 중심의 방향을 오른편’, 곧 주님의 뜻 쪽으로 돌리게 하소서. 같은 현실 속에서도, 주님의 말씀에 의지하여 다시 그물을 내리게 하시고, 그 안에서 주님이 주시는 열매와 기쁨을 보게 하소서. 저의 삶 전체가 주님의 말씀에 걸린 그물이 되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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