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3일 (수)
(홍)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하느님께서는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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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9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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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05:42 ㅣ No.189924

비행기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몇 가지 있습니다. 여행의 피로를 풀기 위해서 잠을 청하기도 합니다. 노트북이 있으니 강론 준비를 하기도 합니다. 좌석 스크린에 준비된 영화를 보기도 합니다. 인터넷에 접속해서 작업하기도 합니다. 이번 순례에서 돌아올 때 영화를 보았습니다. 한국 영화 대가족이었습니다. 영화는 혈연으로 맺어지는 가족을 넘어서 사랑으로 맺어지는 가족을 이야기합니다. 주인공은 입양을 통해서 많은 아이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습니다. 따뜻함을 주는 영화였습니다. 인상 깊은 대사가 있었습니다. 스님이 제자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아이에게 부모는 우주와 같다. 아이는 부모를 통해서 세상에 나오기 때문이다. 부모에게 아이는 신()과 같다. 부모는 신을 모시듯이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니 그랬습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은 제게 우주와 같았습니다. 그 품에서 먹고, 자고, 자랐기 때문입니다. 사제가 된 후에 제게 맡겨진 본당과 공동체가 있습니다. 과연 저는 그 본당과 공동체를 하느님처럼 섬겼는지 돌아봅니다.

 

여론(輿論)과 민심(民心)은 비슷한 것 같지만 차이가 있습니다. 이는 날씨와 기후의 차이와 비슷합니다. 날씨는 수시로 변합니다. 비가 오기도 하고, 해가 나기도 하고, 눈이 오기도 하고, 덮기도 하고, 춥기도 합니다. 기후는 일정한 패턴과 특색이 있습니다. 온대기후, 열대기후, 몬순기후, 아열대기후, 사막기후, 한대기후가 있습니다. 기후는 시간과 계절에 따라 크게 바뀌지 않습니다. 날씨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과 같다면 기후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뿌리와 같습니다. 여론은 작은 사건과 사고로 출렁거리곤 합니다. 여론은 주도하는 언론과 방송에 따라서 변하곤 합니다. 그러나 민심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바다를 두려워하지 않는 강물처럼 민심은 더 깊고 넓은 바다를 향해서 흘러가기 마련입니다. 여론을 따라서 춤을 추기보다는 민심을 보고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민심은 천심(天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어제 대한민국에서는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있었습니다. 2024123비상계엄이 있었습니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국회에서 있었고, 헌법재판소는 대통령을 파면하였습니다. 작년에 대통령 선거가 있었고, 야당이었던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올해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작년에 새롭게 탄생한 이재명 정부에 대한 민심을 알 볼 수 있는 선거입니다. 정부 여당의 국정 심판에 대한 민심이 크다면 야당에 힘을 몰아 줄 것입니다. 새롭게 탄생한 정부 여당에 대한 민심이 크다면 여당에 힘을 몰아 줄 것입니다. 민심을 반영하는 것은 무엇보다 먹고사는 경제입니다. 삶의 터전이 부동산 정책입니다.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큰 대한민국의 민심은 경제 상황과 주식 시장이 큰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링컨 대통령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부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율법 학자는 예수님께 모든 계명 가운데 첫째가는 계명이 무엇입니까?’하고 물었습니다. 날씨처럼 쉽게 변하는 것이 아닌, 여론처럼 쉽게 출렁거리는 것이 아닌 변하지 않는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묻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 학자에게 두 가지 변하지 않는 하느님의 뜻을 말씀하셨습니다. 온 정성과 마음과 힘을 다해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같은 정성과 마음과 힘을 다해 이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좋아하는 것은 기호에 따라서, 시간이 지나면서, 여건에 따라서 바뀌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겉절이를 좋아했지만, 지금은 익은 음식을 좋아하기도 합니다. 기호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짜고 매운 음식을 좋아했지만, 지금은 싱겁고 담백한 음식을 좋아하기도 합니다. 체질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공포, 액션 영화를 좋아했지만, 지금은 가족, 사랑 영화를 좋아하기도 합니다. 나이가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랑은 변하지 않습니다. 어머니는 자식에 대한 사랑을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어머니는 자식 때문에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습니다. 사랑은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변하지 않는 마음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이 복음을 위하여 나는 죄인처럼 감옥에 갇히는 고통까지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말씀은 감옥에 갇혀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성실하지 못해도 그분께서는 언제나 성실하시니 그러한 당신 자신을 부정하실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대는 인정받는 사람으로, 부끄러울 것 없이 진리의 말씀을 올바르게 전하는 일꾼으로 하느님 앞에 설 수 있도록 애쓰십시오.” 사랑에 대한 글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철학은 '삶이란 무엇인가.'를 찾고, 종교는 '죽음이란 무엇인가.'를 찾지만 사랑은 그 두 가지에 대한 해답이다. 가장 미련한 것은 사랑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고 가장 슬픈 것은 사랑을 해보지 못하는 것이며 가장 불행한 것은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는데 그때 보는 것은 예전에 보는 것과 다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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