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9일 (목)
(녹) 연중 제14주간 목요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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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태 신부님_조욱현 신부님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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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wsjesus] 쪽지 캡슐

12:41 ㅣ No.190520

김건태 신부님_선교의 길, 하나

 

어제 우리는 복음 말씀을 통해서 열두 사도 명단을 확인했으며, 예수님께서 이들에게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할 것을 지시하시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오늘부터는 선포의 길을 떠나면서 사도들이 숙지해야 할 파견자 예수님의 지침을 살피는 가운데, 우리 또한 똑같은 상황 속에서 어떠한 의식과 자세를 지녀야 하는지를 배워나갈 것입니다.

 

예수님은 사도들에게 “앓는 이들을 고쳐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하시는 말씀으로 입을 여십니다. 의사가 아닌 이상 병자를 고쳐주고 병중의 병인 나병을 치유한다는 것은 가당치 않은 일로 보이며, 더구나 죽은 이들을 일으킨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로 보입니다. 그러나 마귀를 쫓아내는 일에는 가능성이 엿보입니다. 주님의 능력에 대한 전폭적인 믿음만 있으면 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지침을 사도들에게 내리시면서, 의술을 허락해 주신다거나 의사로 활동하라는 뜻은 아닐 것입니다. 당시의 사람들이 병이나 죽음을 죄의 결과, 곧 마귀의 활동으로 인식했던 터에, “마귀를 쫓아내는 일”은 바로 “병을 치유해주고 죽은 이를 일으키는 일”과 동일시되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마귀를 척결함으로써 세상에 고통을 없애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음”을 선포하라는 말씀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며, 마귀 척결이 전적으로 주님의 능력에 의한 것이라면,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야 함” 또한 마땅한 일입니다.

 

 

 

이어서 돈, 보따리, 옷, 신발, 지팡이 등 일체를 지니지 말라는 지침이 하달됩니다. “일꾼이 자기 먹을 것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하는 원칙에 입각해서입니다. 이 말씀 속에는 스승처럼 제자들 역시 온통 비어 있는 사람, 온전히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제자들이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보증은 자신들의 말과 행동을 통하여 표현되고 전달되는 것이 스승 예수님의 권위에서 나온 것이며, 자신들을 깨어 지켜주시는 분이 성부이시며, 자신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주시는 분이 성령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적이며 세속적인 계산과 방책을 마다하고 오로지 파견하신 분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 그것이 바로 제자들의 모습, 특별히 복음 전파의 길에 들어선 사람들의 모습이어야 함을 배웁니다. 이러한 모습을 갖출 때 비로소 제자들은 “평화를 누리기에 마땅한 사람들”에게 “평화를 비는” 평화의 사도로 나설 수 있을 것입니다. 복음 전파의 목적이 결국 사람들을 평화의 나라, 곧 구원의 나라로 이끄는 데 있음을 다시금 확인합니다.

 

 

 

한편 예수님은 제자들이 복음을 전파하는 과정에서, 곧 사람들을 평화의 세계로 이끄는 과정에서, 반대와 박해가 늘 함께할 것임을 일깨우십니다: “그 집이나 그 고을을 떠날 때에 너희 발의 먼지를 털어 버려라.” 결별의 몸짓을 가리키는 이 말씀을 통해, 예수님은 제자들이 다른 집이나 다른 고을을 향할 때, 출발부터 그러했던 것처럼, 다시 한번 온전히 자유로운 모습을 되찾기를 바라십니다. 실패와 역경에 집착하지 말고, 용기를 내서 하던 일을 줄곧 이어나가기를 바라시는 마음입니다.

 

 

 

오늘 하루, 세례성사를 통해 이미 우리에게 복음 전파 사명을 부여하신 주님의 뜻을 받들어, 말과 행동으로 이 사명을 수행해나가는 신앙인의 삶, 반대와 박해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 늘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믿음으로 힘차게 걸어 나가는, 활기찬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조욱현 신부님_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8절)라고 말씀하신다. 여기서 우리는 하느님의 은총을 받은 자는 그 은총을 대가 없이 나누어야 한다는 진리를 보게 된다.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주신 권능은 하늘 나라의 권능이었고, 그들이 세속적 존재에서 하늘 중심의 존재로 변화되는 순간이었다. 거저 받았다는 의미는 인간이 자신의 힘으로 얻은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은혜로 주신 선물을 의미한다. 바오로 사도는 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여러분은 믿음을 통하여 은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인간의 행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니 아무도 자기 자랑을 할 수 없습니다.”(에페 2,8-9) 즉, 사도들은 자신들의 능력이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을 통해 말씀과 기적을 전파하도록 부르심을 받은 것이다. 그 권능과 사명을 대가를 바라지 않고 나누어야 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금이나 은, 여행 보따리, 여벌 옷, 신발, 지팡이를 지니지 말라고 하셨다.(9-10절) 이는 세속적 의존과 인간적 능력에 대한 초월을 가르친다. 신발과 지팡이는 외적 안전과 권위를 상징한다. 제자들은 하느님 안에서만 확고히 서고, 오직 하느님의 권능만 의지해야 함을 배웠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사도들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권능에 자신을 맡기고, 물질적 보호를 버림으로써 참된 믿음과 용기를 보였다.”(Homiliae in Matthaeum, 81 요약) 오늘날 우리에게도 똑같다. 물질과 권력에 의존하지 않고, 오직 하느님의 말씀과 은총으로 살아가는 삶이 요구된다. 

 

예수님은 사도들에게 평판 좋은 집을 찾아 머물며, 들어가는 집마다 평화를 빌라고 명하셨다.(11-12절) 이는 하늘 나라의 평화를 먼저 전하고, 복음을 존중받는 환경에서 실천하라는 의미이다. 또한, 거부하는 자들에게는 발의 먼지를 털어내라고 하셨는데(14절), 이는 하느님의 말씀을 존중하지 않는 자에게 경고하고, 선교자의 책임을 다하라는 사목적 교훈이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를 이렇게 풀이한다.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는 자에게 선포자의 책임은 끝나지만, 거절은 그들의 선택에 달렸다. 우리는 선포자의 의무를 다할 뿐이다.”(Sermones, 204 요약) 선교는 강요가 아니라, 은총을 나누는 사명이며, 각자의 자유와 선택을 존중하는 가운데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는 거저 받은 은총을, 대가를 바라지 않고 다른 이에게 나누어야 한다. 기도, 자선, 봉사, 말씀 선포 등 모든 사목에서 하느님의 은총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물질, 권력, 인간적 안정에 지나치게 의지하지 않고, 하느님의 보호와 인도만을 의지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하느님 나라를 전할 때, 주변 환경과 사람들의 수용력을 고려하며 평화와 존중 속에서 선교적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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