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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묵상 132] '파스카의 주인- 시어머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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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이신 시어머니가 서서히 치매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시아주버님은 어머니를 치매 전문시설에 모시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모두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때 남편이 우리가 어머니를 모시면 어떻겠냐고 제안했습니다. 한춘희 님은 고3인 쌍둥이 아들들이 있었지만, 그 의견을 고민 끝에 받아들였습니다.
우선 소리 지르고 문을 두드리는 것 때문에 소음이 걱정되어 아파트 10층에서 1층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제일 큰 방을 어머니에게 드리고 가족들은 작은 방에 머물렀습니다. 며느리는 성당 활동에다 제과점을 운영하고 아이들 돌보며 어머님 식사는 끼니마다 새밥을 지어드렸습니다.
어느 날 새벽 1시쯤 학원에서 돌아온 아이들을 도둑이라며 몽둥이로 내쫓으셨고 또 어느 날은 거실에 보따리를 여러 개 묶어놓고 빨리 한 개씩 들고 따라오라며 6.25 전쟁 당시 배를 타고 피난 온 것을 재현하곤 하였습니다. 그럴 때면 가족들은 어머님을 따라 보따리 하나씩 들고 아파트 단지를 몇 바퀴 돌고 난 후 어머니를 업고 들어와 주무시게 해 드렸습니다.
모두가 지치고 힘든 상황이었지만 고3 아이들에겐 더욱 그랬습니다. 어머니는 아이들에게 “십자가에 못 박혀 고통받으시는 예수님이 바로 할머니의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오신 거야. 그러니 예수님으로 사랑해드리자.”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이 일은 기적을 만들어내었습니다. 주위 시어머니를 모시기를 꺼리던 두 가정도 시어머니를 모셨고 의견을 나누며 힘을 북돋아 주었습니다. 신자분들도 많이 도와주었고 신부님은 “여러분이 이 세상의 하느님 나라 증거자들이십니다.”라며 힘을 주었습니다.
봉성체 할 때면 어머니는 놀랄 만큼 맑은 정신으로 들어와 기도문을 외우셨습니다. 시누이들도 어머니를 뵈러 와서 어머님을 끌어안고 즐거워했습니다. 그리고 갈 때는 고맙다며 냉장고를 가득 채워놓고 갔습니다. 어머니도 가끔 잠든 아들과 손자들의 이불을 덮어주고 방해가 될까 봐 거실에 혼자 나와계시곤 했습니다.
그렇게 3년 정도 고생하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장례의 모든 일정을 다 마쳤을 때, 두 아들은 나중에 이 같은 상황이 오면 우리도 엄마 아빠처럼 할 것이라고 해서 지금까지의 모든 어려움이 다 사라지는 것 같았습니다. 돌이켜보면 무엇을 해 드린 것보다 받은 선물이 더 큰 것 같았습니다. 그 선물이란 바로 어머니가 모시고 오신 “예수님!”이었습니다. 어머니가 파스카의 주인이셨습니다.
-한춘희 님의 글, '파스카의 주인 – 시어머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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