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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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섬이 할머니 묘소 순례 후에 밴드에 남긴 댓글을 제가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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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연 [fisherpeter] 쪽지 캡슐

2021-11-25 ㅣ No.151206

 

화요일 날 유섬이 할머니 묘소에 다녀왔습니다. 그날 제가 전주교구밴드에 이 사진을 올린 후에 시간이 없어서 소감을 나중에 저녁에 올리겠다고 한 후에 달린 댓글을 제가 편집해서 올렸습니다. 참고하세요. 한 형제님께서 제가 묘소 사진을 올린 것을 보시고 다음과 같은 댓글을 남기신 것이십니다. 이야기의 발단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마산교구에서 많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쓸쓸하게 보이네요.

친정집으로 보내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요. 유섬이 할머니의 마음은 친정 식구들과 함께하고자 하지 않을까요?

 

안녕하세요? 형제님,

방금 진주 사봉공소 순례하고 막

차에 탑승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형제님의 그 마음을

오늘 느꼈습니다. 그 느낌을

나중에 공유할게요. 한 군데 더

성지에 가야 되서 그럼 나중에요.

 

 

오늘은 사봉공소에서 마무리해야겠네요.

벼락치기 순례하는 것 같고

또 시간이 좀 애매해서요.

 

오늘 유섬이님 묘소 순례하며 생각한 게 있어요. 우리가 3년 전에 처음 갔을 때와는 달리 조성이 돼 있습니다. 아주 조금 변화가 있네요. 오늘 묘소 앞에 황동으로 된 십자가가 놓여 있더군요. 누가 개인이 한 것 같아요. 그 십자가를 보면서 가슴이 좀 아팠습니다. 해를 등지고 있어서 십자가 밑을 찍으려고 했는데 제 그림자 때문에 좀 이상해서 일단 촬영은 해놨습니다. 고정을 작은 돌멩이 몇 개로 해놓았더군요. 그걸 보니 가슴이 아팠습니다.

 

형제님의 견해에 대한 보충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2년 전에 마산가톨릭교육관에서 성체조배전국회원 피정이 있었을 때 그때 같은 방을 쓴 교우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처음 갔을 땐 작은 비석만 있었잖습니까? 그 후에 누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개인이 조성했는지 봉분 주위로 나무로 테두리를 했더군요. 이와 관련해서 교구에서는 일부 견해가 양분된 것 같습니다. 원형대로 보존하는 게 더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뜻으로 말입니다. 그래서 테두리까지는 허용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요즘 성지를 전국적으로 보면 조성을 좋게 많이 하는데 그런 면도 좋지만 너무 인위적으로 꾸미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지만 한편으로는 우리가 자연을 보호하듯이 자연은 그대로 유지시키는 게 더 좋은 것처럼 성지도 그렇게 보존하는 게 더 순교의 정신을 살리는 길이 될 수도 있다는 측면을 고려해서 가능하면 원형 그대로 보존하려고 한다는 생각을 하고 계신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확실한 출처를 모르기 때문에 저도 전언으로 일반 평신도로부터 알고 있는 사실이라 확실한 건 아닙니다. 아무튼 그래요.

 

형제님. 제가 아무런 역활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 문제에 대해 개인적으로 한번

묵상해보려고 합니다. 간단하게나마 일단 형제님의 말씀에 보충 견해를 전해드렸습니다. 이제 출발하려고요. 마산으로요. 친정 이야기하셨는데요 그 말씀 십분 이해됩니다. 저도 이 부분에 대해 한번 묵상해보는 것도 좋겠네요.

 

어제 사제의 서재인가하는 유튜브를 보면서 엉뚱한 묵상을 하나 했습니다. 엔도큐사쿠가 쓴 예수의 생애 책에 대해 나눔을 하더군요. 저는 구판을 가지고 있는데 개정판을 가지고 이야기하시더군요. 세 분의 신부님께서요. 그 책은 신부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신학적인 부분과 동떨어진 측면에서 예수님의 생애를 소설과도 같은 구도로 바라보면서 쓴 책인 부분도 있다고 하는 측면도 있지만 다양한 각도에서 다른 시각으로 복음을 바라볼 수 있다는 말씀에서 저는 순간 예수님이 우리는 하느님의 아들로 당연히 알고 있는데 만약 가정법으로 생각해서 실제는 아들이지만 영적으로 하느님의 따님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보면 어떨까 하고 제가 숙제로 남겨뒀습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만약 지금 천상에서 유섬이님은 인간적인 저희 생각으로는 친정으로 보내드리는 게 좋겠지만 어쩌면 우리의 생각과도 다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안중근 어머니 조 마리아도 그렇고 어떤 순교자의 어머니도 아들에게 구차하게 생명을 구걸하지 말고 순교할 것을 바란 분도 있더군요. 지금 어떤 분인지 기억이 나지 않네요. 인간적으로는 어떤 어미가 아들에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비유가 좀 이상하지만 이런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어쩌면 유섬이님은 천상에서 지금 그 자리에 계시는 걸 원하실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게 자신이 하느님을 위해 평생 동정을 바친 것처럼 마지막 그 모습으로 생을 마감하셨기에 비록 모양새는 초라하지만 자신의 삶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에 안장되어 계시는 걸 더 바라실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런 분들이 평생 동정을 지킬 정도의 마음을 가지신 분들이기에 그런 인간적인 생각을 초월하셨기에 그렇게 하셨을 겁니다. 만약 그런 시각으로 본다면 모르긴 몰라도 그냥 지금 그곳에 계시길 원하실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건 순전히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형제님 덕분에 물론 말도 되지 않은 생각일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유섬이님의 마음을 한번 헤아려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출발합니다.

그럼~~~~

 

(로사/고산성당)

 

햇님만 내임만,보신다면야 평생 이대로 숨어숨어서 살고싶어라 하는 두메꽃 성가 가사말이 생각나네요 두분 생각에 저도 공감했어요 몇년전 그곳에 순례다녀온후 얼마나 마음아파서 많이 힘들고 눈물이 나서 많이 울었어요 친정으로 모셔오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그러면 그분의 죽음은 희석될것같네요 어린 나이에,그곳을 걸어서 갈때 또 무엇때문에 그리유배갔을까 하는 물음도 왜 평생을 수절하며 살았을까 물음이 없을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의 묘소는 처음보다 애잖한 마음이 덜합니다 저에 소견으로는 두 교구가 충분히 고민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죄송합니다 저 개인의 소견을 말씀드려서요

 

 

(로사/고산성당)

 

안녕하세요? 자매님

이제서야 집에 들어왔어요.

 

 

? 자매님. 다 읽어봤습니다.

그러셨군요. 제 생각은 말도 되지 않는 소리일 수 있어요.

그냥 제 개인적인 생각이었어요. 저도 스테파노 형제님의 댓글에 순간 제 생각을 사봉공소 주차장에서 오늘 순례를 마무리해야 될 것 같아 그냥 즉흥적으로 생각나는 대로 말씀을 드렸던 겁니다. 댓글을 달고 제 본당으로 말머리를 돌리면서 스테파노 형제님의 말씀이 제 가슴을 울리는 것 같았습니다. 친정 친정 하고 말입니다.

 

신앙을 떠나서 한 인간으로서 인간적인 면에서 보면 참으로 기구한 삶을 사셨던 분이고 또 외로이 그것도 결혼해서 가정을 꾸려 옆에 남편의 묘소라도 있으면 그나마 그것으로도 작은 위로가 될 수도 있었을 텐데 고향을 떠나 타향에서 그것도 아무리 오랫동안 살았다고는 하지만 그 마음속에는 고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얼마나 사무쳤겠습니까? 그렇게 한 많은 한 생애를 살다가 돌아가신 후에도 백년이 넘는 세월 동안 아무도 모르고 외로이 잠들어 계신 것과 또 하마터면 어쩌면 자료가 없었다면 그냥 이름없이 그렇게 홀로 계시게 되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운전하는 동안 가슴이 너무나도 아팠습니다.

 

저번에 전주교구에서 단체로 순례오시면서 초남이 흙인지 어디서 흙을 가져와 묘소에 뿌렸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습니다. 친정이라는 말씀과 흙 이야기가 오버랩되니 더더욱 가슴이 아프더군요. 자매님. 아무튼 오늘은 이 십자가가 제 마음을 애련하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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